내가 보기에 우리의 가장 커다란 어려움중의 하나는 우리 스스로가 정말 분명히 보는
일로서, 그것은 바깥 사물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내적 삶에 대해서도 그렇다. 우리가 나무나
꽃이나 또는 사람을 본다고 말할 때, 우리는 정말 그들을 보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는 그
말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보는데 지나지 않는 것일까? 즉 당신이 나무를 보거나 어느날 저녁
빛나는 구름을 보면서 기뻐할 때, 당신은 그것을 단지 눈이나 지적으로 볼 뿐만 아니라,
전적으로, 완전히, 정말 보는 것일까? 당신은 가령 나무 같은 객관적 사물을, 아무 연상 없이,
그것에 관해 당신이 갖고 있는 지식도 없이, 아무 편견이나 판단 없이, 당신과 나무 사이에
어떤 막을 만들어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어떠한 말도 없이 그것을 본
경험을 해본 일이 있는가, 그렇게 해보고, 그리고 당신이 당신의 존재를 다해, 당신의 에너지의
전부를 기울여 나무를 볼 때 실지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 그 강렬함 속에서 당신은
관찰자가 전혀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즉 오직 주의력만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부주의가 있을 때 거기엔 관찰자와 관찰되는 것이 있다. 당신이 어떤 것을 완전한 주의력을
가지고 보고 있을 때 거기엔 개념, 공식, 혹은 기억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이것이 이해하기
위해 퍽 중요한데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 매우 조심스런 연구가 필요한 어떤 것을 구명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한 자기포기와 함께 나무나 별 또는 번쩍이는 강물을 보는 마음만이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알며, 그리고 우리가 정말 보고 있을 때 우리는 사랑의 상태에 있다. 우리는 흔히
비교를 통해서 아름다움을 알거나 혹은 사람이 짜 맞춰 놓은 생각을 통해서 아는데, 이것은
우리가 아름다움을 대상에 속한 것으로 돌린다는 걸 의미한다. 나는 내가 아름다운 건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며,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내가 향유하는 까닭은 건축에 대한 나의 지식 및
다른 건물들과의 비교 때문이다. 그러나 인제 나는 자문한다, <대상 없는 아름다움이
있을까?> 검열관이며 경험자이며 사고자인 관찰자가 있을 때, 아름다움은 외적인 어떤 것,
관찰자가 보고 판단하는 어떤 것이기 때문에 거기엔 아름다움이 없으며, 그러나 관찰자가 없을
때-이런 상태를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명상과 탐구가 요청되지만-비로소 대상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아름다움은 관찰자와 관찰되는 것의 전적인 포기에 있으며, 자기포기는 와전한 엄격함이
있을 때에만 가능한데-이 엄격함이란 성직자의 그것처럼 가혹함, 제재, 규칙 및 순종이
아니고, 옷, 생각, 음식 및 행위의 엄격함도 아니며, 완전한 겸손인 완전히 순진하게 되는
엄격함을 말한다. 그럴 때 거기엔 성취도 없고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도 없다-즉 거기엔 첫발이
있을 뿐이며 이 첫발이 영원한 걸음인 것이다.
말하자면 당신이 혼자 걷고 있거나 누구와 같이 걷고 있다가 하던 말을 그쳤다. 당신은
자연에 둘러싸여 있고, 거기엔 개 짖는 소리도, 차 지나가는 소리도, 또는 새가 나는
소리조차도 없다. 당신은 완전히 말이 없고 당신 주위의 자연도 완전히 말이 없다. 관찰자나
관찰되는 것이 다같이 그런 침묵의 상태에 있을 때-관찰자가 자기가 관찰한 것을 생각으로
번역하지 않을 때-그 침묵 속에 아름다움의 판이한 내용이 있다. 거기엔 자연도 관찰자도
없다. 있는 건 완전히 고독한 마음의 상태이다. 그것은 고독-고립이 아니라-고요 속의
고독이며, 그 고요가 아름다움이다. 당신이 사랑할 때, 거기 관찰자가 있는가? 사랑이 욕망이고
쾌락일 때에만 관찰자가 있다. 욕망과 쾌락이 사랑과 결부되지 않을 때, 사랑은 강렬하다.
그것은,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매일매일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이다. 이미 말한 것처럼
그것은 어제도 내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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