杯:술잔 배. 中:가운데 중. 蛇:뱀 사. 影:그림자 영.
[유사어] 의심암귀(疑心暗鬼), 반신반의(半信半疑).
[출전]《晉書》〈樂廣傳〉,《風俗通義》
술잔 속에 비친 뱀의 그림자란 뜻으로, 쓸데없는 의심을 품고 스스로 고민함의 비유.
진(晉:265~316) 나라에 악광(樂廣)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집이 가난하여 독학을 했지만 영리하고 신중해서 늘
주위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으며 자랐다. 훗날 수재(秀才)로 천거되어 벼슬길에 나아가서도 역시 매사에 신중했다.
악광이 하남 태수(河南太守)로 있을 때의 일이다. 자주 놀러 오던 친구가 웬일인지 발을 딱 끊고 찾아오지 않았다.
악광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찾아가 물어 보았다.
“아니, 자네 웬일인가? 요샌 통 얼굴도 안 비치니…….”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번에 우리가 술을 마실 때 얘길세. 그때 술을 막 마시려는데 잔 속에 뱀이 보이는 게 아니겠나.
기분이 언짢았지만 그냥 마셨지. 그런데 그 후로 몸이 좋지 않다네.”
악광은 이상한 일도 다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번 술자리는 관가(官家)의 자기 방이었고, 그 방 벽에는
활이 걸려 있었지? 그렇다. 그 활에는 옻칠로 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안광은 그 친구를 다시 초대해서
저번에 앉았던 그 자리에 앉히고 술잔에 술을 따랐다.
“어떤가? 뭐가 보이나?”
“응, 전번과 마찬가지네.”
“그건 저 활에 그려져 있는 뱀 그림자일세.”
그 친구는 그제서야 깨닫고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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