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話 이야기.

유럽신화. 로키와 난쟁이들의 내기.

별관신사 2015. 3. 9. 03:17

하루는 로키가 그의 변덕스러움과 장난기로 토르(Thor)의 아내인 시프(Sif)의
머리칼을 잘라 버렸다.
이를 안 토르는 로키를 붙들고서는 당장에 네놈의 뼈를 하나도 남김 없이 분

질러 놓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결국 로키는 시프를 위하여 황금의 머리칼 -
그것도 머리칼이란 것이 으레 그러하듯이 제대로 자라는 머리칼 - 을 구해다
주겠노라고 약속하였다.

로키는 地下로 내려가서 이바르드의 아들이라 불리는 난쟁이들이 사는 곳으로
찾아가서 세 개의 보물을 그들로부터 얻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그것은 난쟁이들
이 만든 것으로서 하나는 금발이었고, 또하나는 스키드브라드니르라는 배였으

며, 마지막 하나는 군그니르(Gungnir)라는 槍이었다.
그는 그 보물들을 손에 넣자 그것을 난쟁이 브로크에게 보이며 말하기를,
'아마 너희 형 신드리가 제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다 한 들 이만큼 근사한 물건

은 만들지 못할게다, 내기를 해도 좋아. 내 머리를 걸어도 좋지'
이리하여 로키와 난쟁이는 대장간까지 갔다. 신드리는 우선 돼지 가죽 한 장을
불통 속에 넣고 브로크에게 말하였다. '자, 내가 돌아와서 이것을 꺼낼 때까지

쉬지 말고 풀무질을 하고 있어야 한다'
신드리가 대장간을 나오자 금새 어디선가 등에가 한 마리 날아 들어와서는 브
로크의 손등을 쏘았다. 그러나 브로크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장장

이가 돌아와서 물건을 꺼낼 때까지 풀무질을 계속했다. 그곳에서 나온 것은 한
마리 멧돼지였는데 털은 순금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다음 그는 황금을 조금 불통 속에 넣고는 또 그의 동생에게 말하였다. - 내

가 돌아 올 때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풀무질을 멈춰서는 안된다. 그러나 전과
마찬가지로 또 등에가 한 마리 날아들어 와서 브로크의 손등에 앉아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두 배나 세게 손등을 쏘았다. 그러나 브로크는 풀무질을 계속하였고

그의 형이 돌아와서 물건을 꺼낼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만들어진 물건은 트라
니푸르라는 반지였다.
마지막으로 신드리는 약간의 쇠를 불통 속에 넣고는 마찬가지로 브로크에게

계속해서 풀무질을 하도록 일러두고는 만약 한순간이라도 풀무질이 멎으면 일
이 모두 망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나가자마자 곧바로 등에가 날아
들어 와서 브로크의 양미간에 앉아서는 매우 세게 그의 눈을 찔렀다. 이 때문에

피가 계속 흘러서 브로크는 눈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한쪽 손을 들어서 등에를
쫓았는데 이 동안은 풀무가 정지하였다. 그 때 대장장이가 들어와서는 하마터면
불통 속의 물건이 아주 못쓰게 될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망치를 하나 꺼내서는

앞의 두 가지 물건과 함께 그의 동생에게 주면서 이것들을 가지고 가서 내기를
결판 짓고 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브로크는 그 보물들을 갖고 로키와 함께 아스가르드로 가서는 오딘

과 토르와 프레이를 심판관으로 정하고 세 사람의 판정에 따르기를 굳게 약속
하였다.
로키는 오딘에게 창 군그니르를, 토르에게는 시프를 위한 금발을, 프레이에게

는 배 스키드브라니르를 주고는 그것들이 어떤 성능을 갖고 있는지를 설명하였
다. 군그니르는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는 일 없이 노린 상대에게 명중하며, 금
발은 시프의 머리 위에 올려놓자마자 쑥쑥 자랄 것이며, 스키드브라니르는 어느

곳을 가려고 하건 돛을 펴자마자 順風이 불어오며 마음만 먹으면 돛을 손수건
한 장처럼 접어서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음으로 브로크가 그의 보물들을 갖고 나왔다. 오딘에게는 반지 드라우프니르

를 주고, 이 반지는 아홉 날마다 이것과 똑같은 무게의 반지를 낳는다고 하였
다. 프레이에게는 멧돼지를 주며, 이 멧돼지는 하늘에서건 또는 바다 위에서건
어떤 말보다도 빨리 달릴 수 있으며, 그 휘날리는 갈기는 찬란하게 빛나서 그가

가는 곳이면 그곳이 설령 어두움의 나라이건, 칠흑과 같은 밤이건 주위를 대낮
과 같이 밝힌다고 하였다. 또한 토르에게는 망치를 주며 말하였다. '이 망치는
노리는 것이 그 어느 것이건, 그것을 완전히 부수어 버리며 던져서 빗나가는 일

이 결코 없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으로 돌아 올 수 없을 만큼 혼자서 멀리 날
아가 버리는 일도 없답니다. 게다가 만일 원하시기만 한다면, 당신의 바지 속에
숨길 수 있을 만큼 작아지기도 하지요. 단, 단점이 딱 하나 있는데요, 손잡이가

조금 짧다는 것입니다' - 그것은 우리가 본 대로, 로키가 한 일이었다.
세 명의 신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 - 이 망치가 가장 훌륭한 보물이며,
거인들에 대한 커다란 대항의 도구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내기는 난쟁이의 승

리로 결정되었다.
로키는 자기 머리 대신 변상금을 내겠다고 하였으나 브로크는 그것을 거부하
고 약속한 것을 받겠다고 하였다.

'그럼 가져가라' 로키가 말하였다.
그러나 난쟁이가 그를 잡으려 하자 그는 이미 저 멀리로 가 있는 것이었다. 로
키는 하늘이나 물위에서도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신을 신고 있었던 것이다. 난

쟁이는 토르에게 로키를 붙잡아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는 그렇게 해주었고 브로
크가 로키의 머리를 베어내려 하자 로키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 머리는 분명히 이젠 네 것이다. 하지만 목덜미에 상처를 내면 용서하지 않

으리라'
난쟁이는 로키와의 내기에서 속은 것을 알자 칼과 실을 꺼내어 로키의 입술에
구멍을 뚫어 그의 입을 꿰메버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칼이 없었다.

'나의 형제 올빼미라면 구멍을 뚫을 수 있으련만' 그가 이렇게 말하자마자 올빼
미가 그의 손위로 날아 와서 로키의 입술에 구멍을 뚫었다. 이리하여 난쟁이는
로키의 입술을 봉해 버렸다. 이리하여 로키는 그 언제나 변덕스런 이야기를 하

는 입을 되찾기도 전에 입술이 구멍 투성이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