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들에게 일어난 여러 가지 불행 가운데에서도 발데르의 죽음만큼 중대한 것
은 없었다.
하루는 발데르가 매우 이상한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신들에게 자기가 꾼 꿈
이야기를 하자, 신들은 회의를 연 끝에 세상의 모든 것들과 그 누구도 발데르에
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기로 하였다.
그의 어머니 프리그(Frigg)가 모든 것들에게 그에 대하여 맹세를 하도록 하자,
불과 물, 鐵과 그 밖의 모든 종류의 광물, 흙과 돌, 동물과 벌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결코 발데르에게 어떠한 위험과 害도 끼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리하여 신들은 안심하게 되자. 발데르를 겨누고 뭔가를 내던지는 놀이에 재
미를 붙이게 되었다. 발데르를 모두의 한가운데에 세워 놓고, 어떤 이는 활을
쏘고, 다른 어떤 이는 칼을 휘두르고 돌을 내던지곤 하였던 것이다. 이런 식으
로 그들은 자신들의 솜씨를 겨룰 수 있는 새로운 놀이를 발견한 것을 무척 즐
거워하였다.
한편, 로키는 신들이 하고 있는 짓을 보고는 발데르가 어떤 무기에도 상처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을 보자 울컥 심통이 치밀어 올랐다. 그는 여자의 모습으로
변하여 프리그를 찾아갔다. 프리그는 그녀를 보자 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로키는 대답하기를 - 신들은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데, 즉, 모두가 발데
르에게 무엇인가를 던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
을 보고 재미있어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자 프리그가 말하기를, '어떤 광물이건 나무이건 발데르에게 상처를 입힐
수가 없다네. 내가 모두에게 맹세를 하도록 하였으므로'
여자는 능숙한 솜씨로 프리그를 슬쩍 떠보았다. '발데르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다니, 정말 모두가 그런 맹세를 하였나요?'
'그렇지는 않다. 발할(Valhal)의 서쪽에는 작은 관목 한 그루가 서 있는데, 그
나무에게만은 맹세를 하게 하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생각되어서 그냥 놔뒀지'
그 이야기를 듣자 여자는 곧바로 돌아갔다. 로키는 관목을 뽑아 들고 신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오딘의 아들인 호두르(Hodur)가 신들이 둘러 선 가장 끄트머리에 서 있었다.
그는 장님이었기 때문이다. 로키는 그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그대는 다른 신
들과 같이 발데르에게 뭔가를 내던지지 않는 것인가?'
호두르는 대답하였다. '내게는 발데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보이지가 않는다오.
게다가 던질만한 무기도 없고...'
로키가 말하였다. '그대 또한 다른 신들과 마찬가지로 발데르에게 경의를 표해
야 하지 않겠는가. 이 나뭇가지를 그대에게 주겠으니 한 번 던져보게. 발데르가
서 있는 장소는 내가 알려 주도록 하지'
호두르는 나뭇가지를 받아들고 로키가 시키는 대로 발데르를 향하여 그것을
내던졌다. 나무는 창이 되어 발데르의 몸을 꿰뚫었고, 그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고 말았다. 신들 사이에서건 인간들 사이에서건 예전에 이처럼 커다란 불행이
일어났던 적은 없었다.
발데르가 쓰러지자 신들은 망연자실하여 두 손에 힘이 쭉 빠진 채로 서서 말
없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 일을 저지른 者에 대해서는 모두 같은
생각이었으나, 이 신성한 평화의 장소에서 감히 복수를 생각하는 이는 없었다.
그럼에도 겨우 굳어졌던 혀가 풀어져 모두들 할 말을 찾았다. 말 대신에 나오는
것은 눈물 뿐으로 자신들의 슬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 그것을 이야기할 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슬픔에 잠긴 이는 오딘이었다. 신들이
발데르의 죽음으로 인하여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를 그가 가장 잘 알고 있
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신들이 슬픔을 진정시켰을 때 프리그가 말하였다. - 누구 헬(Hel)이 있
는 곳까지 가서 발데르를 만나고 헬에게 그의 몸값(ransom)을 지불하고 그를
아스가르드로 데려올 수 있도록 부탁할 者가 있는가? 그에게는 나의 최대의 우
정을 바치겠노라. 그러자 오딘의 아들인 헤르모드(Hermod)가 일어서서 자신이
가겠노라고 말하였다.
신들은 오딘의 말 슬레이프니르(Sleipnir)를 끌고 헤르모드에게로 데려 왔다.
그는 그 말에 올라타고는 길을 떠났다.
그 사이에 신들은 발데르의 주검을 바닷가로 옮겼다. 발데르는 링그호른이라는
매우 훌륭한 배를 갖고 있었으므로, 신들은 그것을 물에 띄워 火葬臺로 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신들에게는 그 배를 통나무 위로 굴려서 물가까지 옮겨
갈 힘이 없었다. 그리하여 요툰하임에 使者를 보내어 휘로킨이라는 여자거인을
불러오기로 하였다. 그 巨人은 독사가 고삐였고 늑대를 타고 다녔다. 그녀가 늑
대에서 내리자 오딘은 네 명의 베르세르카(난폭한 戰士, 본래는 곰가죽이란 뜻
- 原註)를 불러 늑대를 지키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 네 사람도 늑대의 다리를
분질러 놓기 전까지는 난폭한 그 동물을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휘로킨은 배에 다가가서는 고물을 움켜쥐고 한 번 가볍게 끌어당겼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배는 통나무에 불꽃을 일으키며 대지를 진동시키면서 미끄러져갔다.
발데르의 주검이 배 위로 옮겨지는 것을 보자 그의 아내 난나(Nanna)의 가슴
은 슬픔으로 갈가리 찢어지고 말았다. 신들은 그녀의 주검을 남편의 그것과 함
께 나란히 놓고 장작에 불을 붙였다.
한편, 헤르모드는 아홉날 동안을 깊고 어두운 계곡을 돌아다녔다. 기요드의 호
수까지 와서 다리 개라르를 건널 때까지는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
았으나 이 다리는 빛나는 황금을 깔아 놓고 있었다. 그곳에는 모드군이라는 처
녀가 앉아서 다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녀는 말을 타고 온 사람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이름이 무엇이며 무슨 일로 이곳에 오셨는지요? 어제는 다섯 명의 죽
은 사람들이 이 다리를 건넜지만 다리는 그 다섯 사람이 지나 갔을 때보다도
당신 한 사람 때문에 더 흔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당신의 두 뺨은 죽은 사람
의 그것처럼 창백하지도 않습니다. 어찌하여 당신은 지옥으로의 길을 가려 하시
는 겁니까?'
헤르모드는 대답하였다. '저는 발데르를 찾아서 헬(Hel)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
입니다. 아마 당신은 발데르가 지나가는 것을 보셨겠군요'
'네 발데르는 이 다리를 건너갔답니다. 헤르헤의 길은 북쪽을 향하여 내려간답
니다'
헤르모드는 다시 말을 달려 드디어 헬이 사는 집 문 앞에 이르렀다. 그는 말에
서 내려 허리띠를 꽉 졸라매고는 다시 말에 올라타고서 박차를 가하였다. 말은
훌쩍 돌고래의 모래톱을 뛰어 넘었으며 울타리에 발끝 하나 걸리지 않았다.
그는 거실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 말을 내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그의
형제는 높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날 밤을 헤르모드는 손님으로 보냈으나 아침이 되자 신들을 얼마나 큰 슬픔
이 지배하고 있는가를 헬에게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발데르를 자기와 함께 아스
가르드로 돌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헬이 대답하였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발데르가 모든 이
들에게 사랑 받았는지 시험을 해 보도록 하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 온 세
상의 모두가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운다면 그를 아스가르드로 돌아갈 수 있도
록 하겠소. 그러나 그 누구 하나라도 그를 위하여 울기를 거절한다면 이 헬이
살고 있는 곳에 그대로 있도록 할 것이오'
그 말을 듣고 헤르모드는 일어섰다. 발데르는 거실에서 나와 그에게 오자 반지
드라우프니르를 그를 기념하여 오딘에게 건내 달라며 주었다. 난나는 베르와 그
밖의 선물을 프리그에게, 그리고 반지 하나를 그녀의 시녀인 후라에게 주도록
부탁하였다.
헤르모드는 말을 달려 아스가르드로 돌아 와서는 자기가 보고들은 것을 남김
없이 신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신들은 곧바로 온 세상으로 使者를 보내어 산 자
와 죽은 자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헬로부터 발데르를 되돌려 오기 위하
여 울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인간, 동물들, 흙과 돌, 나무, 광물 등 모두가 신들
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곳곳에서 사명을 완수한 使者들이 돌아 왔을 때, 그들은 한 사람의 노파가 동
굴 안 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모두가 그녀에게도 발데르를 위하여 울어 달
라고 부탁하자, 그녀는 대답하였다.
'토크(Thokk)는 발데르에게는 마른 눈물밖에는 흘리지 않는다. 그 녀석은 살아
있을 때나 죽어서도 조금도 좋은 일이라곤 해 주지 않았지. 헬에게는 스스로의
손에 넣은 것을 그대로 놔두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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