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시.

죽은 아들을 곡함. 허난설헌

별관신사 2015. 1. 24. 16:37

지난 해엔 사랑하는 딸을 여의고

올해에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네

애통하고 애통한 강릉 땅이여

두 무덤이 서로 마주보고 있구나

사시나무 스치며 불고가는 바람

묘지에 명멸하는 도깨비 불들

지전을 던지며 너의 혼을 부르고

너의 무덤 위에다 헌주를 붓노라

너희들 남매의 외로운 혼령

밤마다 서로 만나 놀고 있겠지

나의 뱃속에는 아이가 있다지만

어찌 자라기를 기대할 수 있으랴

슬픈 노래를 하염없이 부르면서

울음과 함게 피눈물을 삼키노라.

'우리 옛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밤에. 권필.  (0) 2015.01.27
아내가 시를 지으라 하네. 권필.  (0) 2015.01.26
갑산으로 귀양가는 오라버니께. 허난설헌.  (0) 2015.01.23
아내의 정. 허난설헌  (0) 2015.01.22
시골길. 이수광,  (0) 2015.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