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눈.

3. 죽음에 대한 특별한 준비

별관신사 2013. 6. 4. 06:53

3. 죽음에 대한 특별한 준비
오! 이제 명상 중간계의 여명이 밝아 오고 있구나.
이리 저리 흩어지는 산만함을 버리고,
마음을 풀어놓지도 않고 통제하지도 않는
궁극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 초점을 맞추리라.
그리하여 창조 단계와 완성 단계를 확고하게 성취하리라.
이제 잡다한 생각과 행위를 포기하고,
한 점에 집중하는 명상 상태에 들리라.
그릇된 길로 인도하는 탐착의 힘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여섯 중음계에 관한 기도[眞言], 쪽)

죽음과 삶의 영적인 목표에 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짐에 따라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
이 있을 수 있다. 그들은 앞에서 설명한 가정이나 직장을 비롯한 현실 생활에 초점을
맞춘 일반적인 준비에 만족하지 못하고 삶 전체를 바꾸기를 원한다. 그들은 이 땅에서
의 삶 역시 중간계 과정이라고 여기고, 삶 전체를 바쳐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를 가속

시키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불교 사회에서는 출가 수행자들인 비구와 비구니가 그들
이다. 그들은 깨달음을 추구하는 일에 인생 전체를 바친 사람들이다. 가족과 친구를 버
리고 집을 나왔으며, 음식과 의복도 최소한의 것으로 만족한다. 돈과 명예와 권력에도
관심이 없다. 쉽게 말해 깨달음을 위해 이 세상 즐거움을 포기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

서구 사회에는 그런 출가 수행자들을 받아들일 만한 시설이나 지원이 부족하다. 그래
서 인생 전체를 바쳐 깨달음을 추구하려는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개인적으
로 조성해야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티벳에는 수행을 4단계로 구분하는 전통이 있다. 1단계는 준비 단계로서, 깨달음에
대한 외적인 가르침을 받는다. 2단계에서는 스승과 깊은 관계를 맺고, 개인적으로 비밀
스러운 수행법을 전수 받는다. 3단계는 창조 단계로서, 창조적인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능력을 키운다. 마지막 4단계는 완성 단계인데, 이 단계에서부터 실제적인 변형이 시작
된다. 4단계에 이른 요가 수행자들은 죽음 과정을 미리 체험하는 수행을 한다.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에는 1단계와 2단계 수행에 대해서는 암시만 되어 있을
뿐 자세한 언급이 없다. 티벳 사람들이 그 두 단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음을 인정하
고 이야기를 전개시켰기 때문이다. 정교한 만다라를 시각적으로 상상하는 훈련은 3단
계 수행에 속한다. <명상을 통한 해탈>에 포함되어 있는 <본능의 해탈을 위한 다르마

수행>은 3단계(창조 단계) 수행에 대한 가르침이다(본서 7장에 완역해서 실었다. 지금
까지는 이 문헌이 외국어로 번역된 일이 없다).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에는 4단계(완
성 단계) 수행에 관한 자세한 언급도 없다. <지적인 이해력을 통해, 있는 그대로를 봄
으로써 그 자리에서 해탈에 이르는 길>에 포함된 중간계 과정에 대한 가르침 속에 간
간이 삽입되어 있을 뿐이다( 쪽을 보라).

<명상을 통한 해탈> 문헌의 사정은 이렇지만, 티벳의 다른 밀교 전통 속에는 4가지
수행 단계에 대한 방대한 가르침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붓다의 비밀스러운 가르침에
서 직접 유래되었다는 요가 탄트라 전통에 속하는 가르침이 제일 중요하다. 요가 탄트
라는 죽음을 초월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 수행법은 파드마 삼바바 같은 고대 인도의 수

행자들이 발전시켰고, 그들이 티벳에 전해 주었다. 그들 탄트라 수행자들은 붓다의 경
지에 도달했지만 뭇 중생을 해탈로 인도하기 위해 계속 인간의 몸 속에 머물러 있던 성
자들이었다. 이 책에서는 각 단계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겠다. 단 중간계 여행을
위해 준비 가능한 항목들을 개괄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전체적인 얼거리를 잡도록 돕고
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