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의 詩.

가을 진혼곡. 최명희.

별관신사 2019. 2. 15. 02:22

황혼이 검게 타들어가는

저문 그림자도

낙엽에 물들어 떨어진다

멍들지도 피흘리지도 않는

가을 하늘은

어스름한 노래에

취해 쓰러진다.

맑은 피 다 쏟아

뻣뻣히 굳어 서 있는

황금 들녁으로


버림받은 세상을 마셔대던

노인의 술잔에서

하늘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어깨동무 하며 춤을 춘다

어둠 속으로 쫓겨가는

아이들의 노래 소리는

참새떼의 먹이가 되어

들녁

허수아비의 노래는

웃음인지

슬픈 자유인지 !


                                 최 명 희



' 韓國의 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별. 정현문.  (0) 2019.02.20
코스모스. 최명희  (0) 2019.02.17
겨울바다 그리고 새. 최명희.  (0) 2019.02.14
허수아비. 최명희.  (0) 2019.02.14
토방 달력. 인현숙.  (0) 2019.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