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말한 큰 박이나 큰 나무들은 모두 도를 체득한 사람들의 경지를 비유로써 설명하기 위함이다. 큰 박은 속이 텅 비어있는 것 처럼 도를 체득한 사람의 마음도 텅 비어 아무런 선입견이나 분별의식이 없으며 상대적인 관념에 사로 잡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것을 취하고 저것을 버리려고 하거나 이것만 위하고 저것을 버리려고 하거나 이것만 취하고 저것을 해롭게 해도 좋다는 생각을 지닌 세속인에게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이처럼 직접적으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지만 세속인의 한계상황에 직면하여 어찌할 바를 모를 때 그 마음을 성인에 의지하면 곧 평안을 얻게되어 그 마음을 알 수가 있다. 큰 나무의 비유도 이와 같다. 이를 무용(無用)의 대용(大用)이라고 하는 것이다. 본원적 생명인 마음 자리는 결코 어떤 경우라도 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