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아들 헤파이스토스는 아레스의 미모와는 거리가 멀었고 못 생겼다고
할 정도였다. 태어나던 날 어찌나 크게 울어댔던지 제우스로서는 차마 더
이상 그를 볼 수도, 소리를 참아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많은 아
버지들이 한번쯤은 그래보고 싶은 유혹을 가지듯이, 제우스는 갓난애의 목
을 잡고는 있는 힘껏 발길질을 해서 올림포스 산 꼭대기에서 땅을 향해 굴
려보냈다. 올림포스 산이 꽤나 높았기 때문에 헤파이스토스가 땅에 닿을
때까지는 꼬박 한나절이 걸렸다. 보통의 아기라면 그러한 추락에 살아남지
못했겠지만, 헤파이스토스는 신이었기 때문에 겨우 다리 하나만이 부러지
고 척추 몇 개가 탈구되었을 뿐 이었다. 얼굴도 못생긴데다가 이제 절름발
이에 꼽추까지 된 것이다 자연으로부터 학대받은 아이는 자신의 추함과 불
구에 자극이 되어, 일이나 사회적인 성공을 통해 타인의 존경과 사랑을 얻
어내게 된다. 나폴레옹이 키가 작다는 사실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고통받
지 않았더라면 훗날의 그 '위대한 나폴레옹'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헤파이
스토스도 바로 그런 경우였다. 억척스럽게 일한 대가로 그는 비범하게 능
숙한 일꾼이 되었으며, 특히 금속을 다루는 일에서 전문가가 되었다. 대장
장이, 철물공, 조립공, 세공사를 두루 겸한 그는 제우스로부터 불과 공업의
신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다. 오른손에는 망치, 왼손에는 노루목을 쥐고
대장간에서 쉴새없이 일하고 있는 그의 얼굴은 연기로 온통 시커멓게 그을
고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었지만, 더욱더 열심히 일에 몰두했다. 그를 도
와주는 일꾼들 중에는 거대한 체구와 이마 한가운데에 눈이 하나밖에 없는
한 무리의 키클롭스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도움을 받아 헤파이스토스는 철
제 가구, 건축용 철물, 무기, 보석 따위를 올림포스에 공급하는 자격을 부
여받게 되었다. 특히 그는 제우스의 벼락을 제조하는 일을 담당했다. 만일
헤파이스토tm가 현명했더라면, 자신의 직업적인 활동이 가져다 준 존경과
보상에 그저 만족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인간들처럼 그 역시 사
랑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못생긴 모든 남자들이 그러하듯 그도 아름다운
여자만을 좋아했다 그래서 결혼을 결심했을 때, 올림포스에서 가장 못생긴
그가 선택한 결혼 상대자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었던 아프로디테였다. 아
프로디테에 대해서는 조금 후에 자세히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하여 헤파이
스토스는 부모인 제우스와 헤라를 찾아가 아프로디테와의 결혼을 승낙해줄
것을 요청했다. 제우스는 쉽게 승낙하려 들지 않았지만 헤파이스토스가 벼
락의 공급을 끊어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결국 허락하고 말았다. 반면
에 헤라는 아들의 계획에 단호하게 반대했다.
"아프로디테는 네겐 너무 과분할 정도로 아름답다. 그리고 그녀는 철공
소의 소음이며 냄새들을 결코 견뎌내지 못할 것이고, 게다가 너랑 함께 일
하는 그 키클롭스들과 한데 섞여 사는 일은 도저히 참아낼 수 없을 거다.
그렇게 되면 머지 않아 널 배신할 것이고 누구보다도 네가 먼저 이 결혼을
후회하게 될 거야."
이러한 말들에 동요되기는커녕, 헤파이스토스는 어머니의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간교한 술책을 이용했다. 그는 황금으로 된 아주 멋진 안락 의자를
헤라에게 선물했는데, 그 의자에는 보이지 않는 용수철과 비밀 자물쇠가
마련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헤라는 매우 기뻐하며 의자에 앉았다.
위엄 있는 그녀의 묵직한 엉덩이가 놓여지자마자 헤파이스토스가 끼워넣은
기계가 작동했고 그녀는 의자에 묶여 꼼짝 할 수 없게 되었다. 헤라의 고
함 소리를 듣고 몰려든 올림포스의 신들이 그녀를 의자에서 떼어내려 했지
만 어림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마술 걸린 의자에 죄수처럼 묶여버리고 말
았다. 승리에 찬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의 결혼을 승낙한다는 조건으로 그녀
를 풀어주었다. 그리하여 헤파이스토스는 아프로디테와 결혼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예감은 근거 있는 것이었으며, 결혼하던 날 자신의 두번
째 다리를 잘라버리는 게 차라리 나았을 것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랜 시
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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