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파도처럼 그렇게 밀려오지 않는다. 개선장군처럼
그렇게 요란스럽게 오지 않는다.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사랑은 어느 봄날 우리의 주위를 감싸는 안개비처럼 그렇게
소리없이 그대를 촉촉히 적시며 그렇게 온다. 그대는 그 안개
비가 내리는 줄 개닫지 못하지만 어느새 그대는 그 안개비로
인하여 그대의 옷과 그대의 뺨은 후즐건히 젖어버릴 것이다.
사랑은 그렇게 온다. 그 안개비 때문에 그대는 우산을 쓰지
않는다. 사랑은 그대를 그렇게 적시며 온다. 사랑은 절대로
소낙비처럼 폭풍우처럼 그렇게 오지 않는다. 그렇게 사랑이
온다면 그대는 우산을 쓰고 처마밑으로 피해버릴 것이다. 안개
비는 그대를 모르게 흐르는 공기를 타고 그대의 안방으로 까지
도 소리없이 스며들 것이다. 안개비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후두둑거리며 내리는 소낙비는 그대의 귓전을 따갑게 두드려
그대를 번거롭게 하지만 안개비는 침묵으로 그대를 적신다.
사랑은 안개비다. 안개비는 그대의 폐부속까지 그대를 적신다.
누구는 말한다. 사랑은 번거로우니 사랑을 만들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히 빗나간말이다. 사랑은 만들어 지는것이
아니다. 사랑은 그대의 의지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다.
안개비는 그대가 대지에 서 있는 한 절대로 피하지 못한다.
사랑도 그대가 삶의 현장에 서 있는한 그대의 마음대로 피하지
못한다. 사랑은 안개비다. 그러나 그 상처는 그대를 좌절하게
하고 그대를 슬픔에 빠트리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게하는 위력을
가젔다. 그러나 그대는 소나기나 폭풍우로 인하여 그런 상처를
입지는 않는다. 그대의 가슴은 날카로운 돌이나 정에 맞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대의 가슴은 부드러운 사랑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는다. 그대는사랑을 이기지 못한다. 사랑은 언제나 그
대의 손아귀를 빠져 나가는 동시에 그대의 가슴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랑을 어찌하겠다는 그대의 생각을 버려야
한다. 사랑이 그대를 묶는다면 그대는 묶이울수 밖에 없는 그대
는 나약한 존재이다. 적어도 사랑앞에서는....
그대는 붙들지도 말고 밀어 버리지도 말라. 사랑에 복종하고
사랑에 순응하라. 그러면 그대의 상처는 그 순응하는 마음으로
인하여 치료될 것이다. 이것이 사랑의 패러독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