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어느 낚싯꾼의 정직

별관신사 2013. 7. 22. 07:07

한 낚싯꾼이 있었다. 어느날 그는 하루종일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지만 한마리의
고기도 잡을수가 없었다. 마침내 그는 차츰 아내의 잔소리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는 시장으로 가서 크고 싱싱한 물고기 세마리를 사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나름대로의 한가지 조건을 세웠다. 그 조건이란 것이 참으로 이상
했기 때문에 물고기를 파는 어부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지금까지 물고기를 사면서
그런 식의 해괴한 요구를 해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낚싯꾼은 어부가 부르는 대로 값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대신 그가 내새운
조건이란 어부가 물고기를 땅바닥에 집어 던지면 자기가 그것을 받아 잡겠다는 것이
였다. 그러자 어부가 말했다. 뭐 별것도 아니군 ! 내가 던져주면 당신이 잡겠다는 말

아니요? 그런데 뭣때문에 그렇게 하겠다는 거요? 낚싯꾼이 대답했다. 당신이야 쉽게
이해할수 없겠지만 난 다만 거짓말 쟁이가 되지 않겠다는 것이요. 짐으로 돌아가면
아내는 내게 물고기를 몇마리나 잡았느냐고 물을 것이요.

그럼 난 이렇게 내손으로 잡은 물고기 세마리를 내놓을 참이요. 어띠까지 나는 정직
하자는 것 뿐이요.


***그는 충분히 아내를 속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자신만은 속일 수 없었다. 그것을
정직이라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은 진실이라 말할 수 있는가? 아니라면 그것을 진실
의 이름으로 포장한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배웠다는 사람들 학식이 있다는

사람들의 경우가 바로 이렇다. 그들은 물고기를 잡았다. 잡은 것은 틀림없다. 다만
호수에서 잡은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어부에게 돈을 주고 잡은 것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그들 자신은 그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산 것임을 안다.

진실은 사고 팔 수가 없다. 그대는 깨어 있음으로 그대 내면의 빛을 붙잡아야 한다.
다만 그길 뿐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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