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

장자는 누구인가?

별관신사 2012. 11. 2. 01:11

방안이 답답하면 창문을 열어야 한다. 그러면 시원함 새 바람이 방 안으로
들어와 방속의 헌 바람을 바꾸어 준다. 헌 바람을 밀어내고 새 바람을 넣어준
창문밖의 세상을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장자를 읽어도
된다. 사람이 사는 세상을 한칸의 방으로 친다면 장자는 언제나 시원하고

상큼한 새 바람을 넣어주는 창문밖에 있는 자연이다. 사람의 방 안에는 언제나
역한 냄새들이 헌 바람이 세차게 불고 다닌다. 헌 바람은 언제나 갖가지 냄새로
사람의 방속을 채운다. 사람들이 서로 다투어 냄새를 피워대는 탓으로 방속의
헌 바람은 냄새를 싣고 쉴새없이 불고 다닌다. 그래서 사람의 방속은 사람의

냄새로 숨막히는 범벅이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사코 창문을 닫아두고 바깓에
새바람이 불고 있는 것을 미쳐 모른다. 사람의 겨드랑이는 겉땀냄새를 풍긴다.
그래서 방속의 헌 바람은 노린내를 불고 다닌다. 사람의 발가락 사이는 고린내를
풍긴다. 그래서 방속의 바람은 썩은 육젓처럼 불고 다닌다. 사람의 똥은 구린내를

풍기고 오줌은 찌린내를 풍긴다. 그래사서 방속의 헌 바람은 마치 뒷간의 바닥을
핥듯이 불고 다닌다. 사람의 목구멍에는 단내가 난다고 아우성이고 사람의 피에서는
비린내가 난다고 버둥거리며 모두가 뒷맛을 남기자고 얼러댄다. 그러니 방속의
헌바람은 돌개바람처럼 소용돌이 치면서 사내는 숫내를피우고 계집은 암내를

피워서 사람의 방속은 언제나 숨이막힌다.이렇게갖은 냄새로 거덜이 난 사람의
방속에 새바람을 넣고 싶으면 장자를 읽으면 된다. 장자는 분명 사람의 방밖에 있다
장자는 하늘이 내는 냄새를 불어오고 별이내는 냄새를 가져오고 흙냄새 물냄새를
품어오고 거기다 온갖 소리를 곁들여 아무리 마셔도 물리지 않는 맛을 내는

새바람을 남김 없이불어준다. 장자는 영리한사람보다 어리석은 사람을 좋아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지름길의 유혹을 탐하지 않는 까닭이다. 그리고 장자는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고 일러준다. 어리석음이 영리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장자는 유식한
사람보다 무식한사람을 좋아 한다. 무식한 사람은 사람을 이용하려드는

잔꾀를 부리지 않는 까닭이다. 나아가 무식이 유식인 것을 보여 준다. 장자는 강자보다
약자를 좋한다. 약자는 언제나 무엇을 해쳐야 한다는 용심을 부리지 않는 까닭이다.
약자는힘을귀하게 여기지만 힘만을 믿고 휘둘러 남을 상처입게 하지 않는 까닭이다
나아가 약한것이 강한 것임을 보여 준다.

장자는문화를 싫어하고 자연을 좋아한다. 문화는 자유를 약탈하지만 자연은 자유를
남김없이 주는 까닭이다. 문화는 인색하지만 자연은한없이 너그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자는 문화가 주는 편리는 거추장스러워 오히려 불편하다는 사실을알려준다.
우리는 왜 장자를 읽어야 하는가?장자는 언제나 사람을 무한히 편하게 하고

자유를 누리게 하는 까닭이다.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말라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