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를 구속하는 천한 풍속은, 그의 아득한 저쪽, 실체 없는 가상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괴테가 쉴러의 죽음에 바친 이 추도시는, 사람이 무릇 교육의 이상이나
<문화의 이상>을 수립하고자 하는 한, 카알라일의 단순한 영웅숭배나 니체의
<초인주의> 따위보다도 그와 같은 이상을 훨씬 잘 표현하고 있다. 니체의
이른바 <금발의 야수>-어떤 문화의 끊어진 조각도 갖지 않고, 우리를 새로운
민족이동 시대로 되돌리려고 하는 조야한, 힘에 넘치는 게르만 정신-는 힘을
위해서는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려고 하는 신경쇠약자의 망상이거나, 완전히
순수한 독일민족이 일찍이 존재한 적도 없는 나라에 대한 가공적인 이상에
불과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이 민족은 원래 아주 위대한 이상을 지니고 있으며,
그 문화가 열린 최초의 시대 이후로 다음과 같은 민족성의 두 가지 특성을 항상
유지해 왔다. 그것은 첫째로, 다른 어떤 민족도 갖지 못할 성실을 사랑하는
선천적인 정신과 다음으로, 이미 로마인 타키투스가 당시 독일신을 보고
경탄했던
남녀의 순결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세계정치에 대한 독일인의 사명도 다름아닌
이 두 가지 특성과 결부되어 있으며, 세계정치에 독일인이 소용되느냐 아니냐도
이러한 특성의 유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