將欲?之, 必固張之,
將欲弱之, 必固强之,
將欲廢之, 必固擧之,
將欲取之, 必固與之,
是謂微明.
움츠리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펴야 하고,
약하게 만들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강하게 해주고,
폐절(廢絶)시키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흥성하게 해 주고,
탈취하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그 자에게 준다.
이러한 도리를 미묘한 총명즉 미명(微明)이라 한다.
柔弱勝剛强.
魚不可脫於淵, 國之利器不可以示人.
유약(柔弱)이 반드시 억세고 강한 것을 이기게 마련이다.
물고기가 깊은 못에서 벗어날 수가 없듯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는 심오한 도리를 함부로 사람에게 내
보여서는 안 된다.
달은 차면 이내 진다. 만물은 극성(極盛)하면 반드시
쇠잔하게 된다. 이렇게 [물극필반(物極必反)]하고
[세강필양(勢强必弱)]하는 것이 불변하는 자연의 도리이다.
노자는 이러한 도리를 이용하여 결국은 유약(柔弱)
으로써 강강(剛强)을 이기고 천하를 허정(虛靜) 으로 돌리고자 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날 수 없듯이, 사람은 도를 떠나서
영생할 수가 없고,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도 도를
지키지 않고는 안락과 평등과 태평을 누릴 수 없다.
그러나 도는 무위자연이다. 따라서 위정자도 경솔하게
도를 내보이는 일 없이 염담(恬淡)하게 무위(무위)의
치(治)를 펴야 한다. 이것이 노자의 본뜻이다.
그러나 본장의 뜻을 전국시대의 한비자 같은 법가
사상에게 맞붙여서 노회(老獪)한 술책으로 푸는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이다.
예를 들면 움츠리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펴야 하고
를 전국시대의 전략면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즉
한 나라를 통합해서 탄합(呑合)하고자 하면 우선 그
나라를 흐트려 버려야 한다. 즉 산개(散開)하고 분렬시켜야
한다. 이는 전국시대만이 아니라 오늘의 세계에서도 강대국이
후진국, 약소국을 분렬시키는 수법과 같다.
또 움츠리고자 하면 반드시 먼저 펴야 하고는
여러 가지 경우에 노회한 술책으로 쓸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런 권모술책은 노자의 생각을 어디까지나 속세의
간교한 차원에서 쓴 것이지, 노자의 주장을 무위의
차원에서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이 점을 분명히 하고
노자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①을 다음과 같은 풀이로 읽으면 좋겠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합할 징조이고, 지금 강한
것은 장차 약해질 징조이고, 지금 융성한 것은 장차
폐망할 징조이고, 지금 주는 것은 장차 빼앗으려는 징조이다.]
즉 노자는 항상, 유위(有爲)나 인간적 조작, 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높이 오르고 강하게 덤비고 남을
누르고 빼앗은 것을 도에 어긋난다고 경계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