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

나쁜 소문이 나지 않도록 하리

별관신사 2014. 5. 2. 02:32

대증이란 머리를 여러 개 가진 괴물이다. 사방팔방을 볼 수 있는 눈은
적에게로 향하여 감시의 끈을 늦추지 않고. 수많은 입에서는 증상 모략의 말이
튀어나온다. 그 입에서 튀어나온 소문이 빛나는 명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그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 아무리 빛나던 명예도 땅에
떨어지고 만다.
남의 눈에 띄기 쉬운 약점이나 아무것도 아닌 조그마한 결점이 대중들의

좋은 먹이감이 된다. 남을 찧고 까부르는 데에는 그것만큼 좋은 재료가 없다.
때로는 질투심에 불타는 적대자가 결점을 그럴 듯하게 꾸며서 날조를 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입심이 센 사람이 있게 마련이어서,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새빨간 거짓말이 아닌 단 한 마디 농담만으로도 아무리 높은 평판을 받고 있는
인물의 명성을 땅에 떨어뜨릴 수 있다.
악평은 순식간에 번져 나간다. 좋지 않은 소문일수록 쉽게 믿어버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한 번 번진 소문은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여간해서는 지워지지
않는다. 비열한 사람의 조심성 없는 행동을 눈여겨보고 조심할 일이다. 하찮은
소문이라도 미리 막아 두는 것이 나중에 더럽혀진 이름을 씻으려고 하는 일보다
몇십 배나 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