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끌 자욱한 이 땅 일을 한바탕 긴 봄꿈이라 이를 수 있다면, 그 한바탕 꿈
을 꾸미고 보태 이기함 또한 부질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같은 냇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고, 때의 흐름은 다만 나아갈 뿐 되돌아오지 않는 것을, 새
삼 지나간 날 스러진 삶을 돌이켜 길게 적어 나감도 마찬가지로 헛되이 값진
종이를 버려 남의 눈만 어지럽히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하되 꿈속에 있으
면서 그게 꿈인 줄 어떻게 알며, 흐름 속에 함께 흐르며 어떻게 그 흐름을 느끼
겠는가. 꿈이 꿈인 줄 알려면 그 꿈에서 깨어나야 하고, 흐름이 흐름인 줄 알려
면 그 흐름에서 벗어나야 한다. 때로 땅끝에 미치는 큰 앎과 하늘가에 이르는
높은 깨달음이 있어 더러 깨어나고 또 벗어나되, 그 같은 일이 어찌 여느 우리
에게까지도 한결같을 수가 있으랴. 놀이에 빠져 해가 져야 돌아갈 집을 생각하
는 어린아이 처럼, 티끌과 먼지 속을 어지러이 헤매다가 때가 와서야 놀람과 슬
픔 속에 다시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 우리인 것을. 또 일찍 옛사람은 말하였다.
<그대는 저 물과 달을 아는가. 흐르는 물은 이와 같아도 아직 흘러 다해 버린
적이 없으며 차고 이지러지는 달 저와 같아도 그 참 크기는 줄어 작아짐도 커
서 늘어남도 없었다. 무릇 바뀌고 달라지는 쪽으로 보면 하늘과 땅의 모든 것이
짧은 사이도 그대로일 수가 없지만, 그 바뀌고 달라지지 않는 쪽으로 보면 나와
남이 모두 바뀌고 달라짐이 없다.> 그게 글 잘하는 이의 한갓 말장난이 아닐진
대, 오직 그 바뀌고 달라짐에 치우쳐 우리 삶의 짧고 덧없음만 내세울 수는 없
으리라. 더욱이 수풀 위를 떼지어 나는 하루살이에게는 짧은 한낮도 즈믄 해에
값하고, 수레바퀴 자국 속에 나는 미꾸라지에게는 한 말 물도 네 바다에 갈음한
다. 우리 또한 그와 같아서 가시덤불과 엉겅퀴로 뒤덮인 이 땅, 끝 모를 하늘에
견주면 수레바퀴 자국이나 다름없고, 그 속을 앉고 서서 보낸 예순 해 또한
다함없는 때의 흐름에 견주면 짧은 한낮에 지나지 않으나, 차마 그 모두를 없음
이요 비었음이요 헛됨이라 잘라 말할 수는 없으리라. - 이문열 <삼국지>
*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메모장이 있는가 꼭 확인. - 안병욱
* 그들은 사막을 만들어 그것을 평화라고 부른다.
* 한 문학작품을 결정짓는 것은 그 민족과 환경과 시대이다. - 뗀느
* 폭력은 본질적으로 말이 없다. 그리고 그것은 사색과 이성적 의사소통이 깨진 곳에서 시작된다. - 마하트마 간디(1869~1948)
* 가장 민족주의적인 문화는 모든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에 있다. - 괴테
* 곰과 사나이는 못생길수록 더욱 매력이 있다. - 스페인 속담
* 자유는 신이 인간에게 베푼 가장 큰 선물이다. - 세르반테스
* 미쳐서 살았고 정신들어 죽었다. - 돈키호테의 비문
* 제 3 세계에 있어서 모든 문학가는 정치나 사회에 대한 지도자로서의 책임감
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바르가스 요사
* 하나의 작가는 대중의 신임을 얼마만큼 받느냐의 정도에 따라 그 집단의 의식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 한 개인이 단순히 스스로의 재능이나 노력의
대가로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거짓이다. 그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하나의 작가가 지식이 많고 예리하고 깊을 수록 일반 서민의
사고와 그의 사고 사이에 거리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만큼
대중의 동화능력이 결여되어 있을 것은 뻔하다. 오직 일반 독자가 그 작가에
대해 믿음을 갖고 스스로의 삶의 지표로 삼을 때 그를 이해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감수할 수 있다. 집단이 보다 나은 생각이 있을 때 이를 받들고 열광하며
겸허하게 받아들일 능력이 없는 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영향력 있는 작가라고 해야
가장 속되고, 가장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다시 말해 병신 같은 허수아비들이 판을
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 오르테가 이 가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