墨:먹 묵. 翟:꿩 적. 之:갈 지(…의). 守:지킬 수.
[준말] 묵수(墨守) [출전]《墨子》〈公輸盤篇〉
‘묵적의 지킴’이란 뜻. 곧 ①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지킴. ② 융통성이 없음의 비유.
춘추 시대의 사상가로서 ‘자타 차별 없이 서로 똑같이 사랑하고 이롭게 하자’는 겸애교리설(兼愛交利說:兼愛說)과 비전론(非戰論)을 주창한 묵자[墨子:이름은 적(翟), B.C. 480~390]의 이야기이다.
초(楚)나라의 도읍 영[郢:호북성(湖北省) 내]에 도착한 묵자는 공수반(公輸盤)을 찾아갔다. 그가 초왕을 위해 운제계(雲梯械)라는 새로운 공성기(攻城機:성을 공격하는 기계)를 만들어 송(宋)나라를 치려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북방에 나를 모욕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대가 나를 위해 죽여 줄 수 없겠소?”
그러자 공수반은 불쾌한 얼굴로 대답했다.
“나는 의(義)를 중히 여기는 만큼 살인은 안하오.”
“사람 하나 죽이지 않는 게 ‘의’라면 왜 죄 없는 송나라 백성을 죽이려 하시오?”
답변에 궁한 공수반은 묵지를 초왕 앞으로 안내했다.
“전하, 새 수레를 소유한 사람이 이웃집 헌 수레를 훔치려 하고 비단옷을 입은 사람이 이웃집 누더기를 훔치려 한다면 전하께서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겠나이까?”
“그건 도벽이 있어서 그럴 것이오.”
“하오면, 사방 5000리 넓은 국토에다 온갖 짐승과 초목까지 풍성한 초나라가 사방 500리밖에 안되는 가난한 송나라를 치려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옵니까?”
“과인은 단지 공수반의 운제계를 한번 실험해 보려 했을 뿐이오?”
“하오면, 외신(外臣)이 여기서 그 운제계에 의한 공격을 막아 보이겠나이다.”
이리하여 초왕 앞에서 기묘한 공방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묵자는 허리띠를 풀어 성 모양으로 사려 놓고 나뭇조각으로 방패를 만들었다. 공수반은 모형 운제계로 아홉 번 공격했다. 그러나 묵자는 아홉 번 다 굳게 지켜냈다. 이것을 본 초왕은 묵자에게 송나라를 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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