哲學이야기

사물의 본질에 관하여. 단하소불(丹廈消佛)

별관신사 2012. 11. 8. 08:05

혜림사라는 사찰에 들른 단하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나무로 만든 불상을
태우기 시작했다. 당연히 혜림사의 주지는 어떻게 부처를 나타내는
불상을 태울 수 있느냐고 힐난한다. 그러자 단하는 사리를 찿으려고

불상을 태우고 있다고 대답한다. 이에 혜림사의 주지는 나무에 무슨 사리가
있느냐고 반문하다가 마침내 자신도 모르게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도대체 혜림사 주지는 무엇을 깨달았든 것일까.

그는 목불이란 것도 결국 부처처럼 숭배 받아야 하는 본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단하와의 문답을 통해서 의도치 않게 목불은 나무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신의 입으로 토로하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혜림사 주지의 깨달음은 그가 목불의 본질이라고 가정한 해묵은 집착으로
부터 벗어난 데 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