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하게 솟아난 돌 있는데 하늘이 쪼아 만들어 놓은 것이요
싱싱한 풀이 있는데 겨울이고 여름이 푸르르네
사람들이 말하기를 창포는 한가지 만이 아니라 하여
상급의 것을 줄기 하나 사이에 아홉마디 있고 신선에 통달하게 한다네
특이한 뿌리는 먼지나 티끌 가운데 띠지 않고
외로히 지키는 절조는 샘과 돌 곁에 자랄 약속 맺기 좋아한다네
밝은 창 앞 깨끗한 책상과는 옛부터 인연이 있으나
꽃피는 숲속이나 풀 우거지는 섬돌 가에는 가까이 할 정이 없다네
밤 깊어 맑은 이슬 되어 내리는 것 싫어하지 않고
아침 햇살 비치면 흰구름 피어나는 듯 느껴진다네
부드럽기는 진시황때 숫처녀가 봉래 영주 오를 적에
손에 녹옥 지팡이 들고 천천히 걸얻가는 듯 하네
마르기는 천태산 위의 성현같은 스님이
곡기 끊고 살아가는 외로운 학 형상일세
힘 있기는 오백명의 의사들이 제나라 전횡을 따를 적에
영기 늠름하여 푸른 하늘에 닿을 듯할 적 같네
멁기는 삼천명의 제자들이 공자님 집 뜰에 서 있을 적에
안회의 금과 중점의 슬이 천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울리는 듯 하네
창포가 있는 집 앞에는 여자의 붉은 연지와 흰 분 기미가 묻어들지 않고
창포있는 자리에선 시경 서경 읽는 소리 들리는 게 보통이네
괴상한 돌과 가는 대 굵은 대로 모두 공물에 충당되었으니
이 석창포도 순임금 궁전엔 당연히 공물로 함께 올랐으리라
신농은 이를 잘 알아 일찍이 본초속에 넣었으나
굴원은 현명함이 가리워져 이소에서 읇는 것을 빠트렸네
숨어사는 사람이 석창포에 빠져 즐기게 되면 신선의 흉취를 발하게 되고
방사들이 이를 복용하게 되면 길게 수명 연장시킨다네
석창포는 여러 채색의 난 새와 자줏빛 봉새가 노는 기화요초의 정원 같기도 하고
붉은 규룡과 옥 기린이 노는 부용성 같기도 하네
하늘 위 세상의 선인들은 맑고 깨끗함 좋아하니
이 신령스런 석창포 싹 본다면 당연히 크게 놀라리라
나는 이를 갖고 태청궁 찿아가려 하노니
요초란 향기로운 향기를 자기 혼자 가다릴 수는 없기 때문이네
옥황상제님께서 웃으시며 향기로운 책상위에 두었다가
올바른 도를 닦은 이에게 내려주어 불로장생케 하리라
인간 세상의 천가지 만가지 화초 아무리 아름답고 곱다해도
반드시 감히 이 풀과는 고상한 아름다움을 다투지는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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