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석고의 노래 지어 보도록 권하네
두보는 가고 없고 이백도 죽었으니
재주 천박한데 석고를 어이 노래할 수 있을까
주나라 기강 무너져 온 세상 물끓듯 소란해 지니
선왕은 분발하여 일어나 하늘을 대신하여 창 휘둘러 중흥 이룩하였네
궁전의 명당 활짝 열고 조하를 받게되니
모인 제후들의칼과 패옥이 울리고 서로 부딫치고 하였네
선왕이 서산 남쪽 기슭으로 사냥을 나가 뻐어난인재들 말 달리게 하니
만리 사방의 새 짐승들이 모두 걸리어 잡혔네
그 중흥의 공을 새기고 이룬 공로 조각하여 만세토록 알리고자
돌은 쪼아 북모양 만들기 위하여 솟아오른 바위 무너뜨렸네
시종하는 신하들 재주와 학문 모두 천하에 제일이였으나
그 중 뛰어난 사람 골라 뽑아 글을 석고에 새기어 산 언덕에 도도록 하였다네
오랜 세월 비에젖고 햋볕에 타고 들불에 그을렸어도
귀신들이 수호하여 번거로이 해치는 자를 물리치고 %꾸짖어 준 듯
장공은 어디에서 이 탁본을 얻었는지
새겨진 글씨 머리터럭같은 자획까지도 어긋남 없이 갖추었네
문장이 엄정하고 뜻은 세밀하여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고
글씨체는 예서나 과두문자와도 비슷하지 않네
세월 오래 되었는데 어찌 자획이떠어져 나가지 않을 수 있으랴
잘 드는 칼로 산 교룡과 악어를 잘라낸 듯 하네
난새 날고 봉황새 날아 오르며 여러 신선들 내려 오는 듯하고
산호와 벽옥나무 가지들이 엇섞여 무성한 듯도 하며
금줄과 쇠사슬을 얽어 매 놓은듯 웅장하기도 하네
오래된 솥이물속에 뛰어들고 용이 베틀북처럼 뛰어노는듯 하네
고루한 선비 시경을 편찬하여 석고문 끼어넣지 아니하니
대아 소아도 편협하여 여유가 없는 듯이 보이네
공자는 서쯕으로 진나라에까지 가지 못하였으니
별자리 같은 시들은 주워모으면서도 해와 달같은 석고문은 빠트렸네
아아 나는 옛것을 좋아하나 태어난게 매우 늧어
석고문 대하니 눈물만 양눈에서 비오듯 하네
생각컨데 옛날 처음으로 국자학 박사로 부름 받은 것은
그해 처음으로 연호를 원화라고 고쳤을 때였네
잘 아는이가 종군하여 우부풍에 있어서
나를위해 재고 헤아리어 석고를 농아둘 절구통같은 구덩이를 파 주었네
목욕하고관 빨아 쓴 뒤 국자좨주에게 고하기를
이와같은 지극한 보물이 어찌 많이 있겠습니까
담요로 싸고 자리로 싸서 나른다면 곧 가져올 수 있으니
열개의 석고래야 오직 몇마리 낙타에 싣기만 하면 됩니다.
조정의 태묘에 들여놓고 옛 고나라의 큰 솥과 비교한다면
그 빛이나값이어찌 백배를 넘는데만 그치겠습니까
성은으로 만약 태학에 보관하도록 허락된다면
제생에게 강의하여 학문을 갈고 닦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한나라 때태학문 밖에 세운 석경을 보려고도 사람들이 잔뜩 모여 들었으니
온 나라 사람들이 밀물처럼 몰려올 것은 뻔한 일입니다.
석고의 이끼를 닦고 후벼내어 글씨 마디와 모 드러나게 하고
든든하게 잘 놓아 평평히 기울어짐 없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큰집의 깊은 처마로 석고를 덮고 가려 준다면
오랜세월지나도록아무 탈 없게 될 것입니다.
조정의 대관들은 일하는데 익숙할 것이거늘
어이하여 감격만 하고공연히 우물쭈물하고만 있을까
목동들은 석고를 쳐 불을 일으키고 소는 거에게 뿔을 비비고 있으니
누가 다시손을 대어 소중히 어루만질까
나날이 지워지고 다달이 녹아서 묻혀 없어져 가고 있으니
6년동안 서쪽 바라보며 공연히소리내어 한숨만짓고 있네
왕휘지의 속된 글씨를 두고도 모양이 아름다워서
몇장의 글씨로흰 거위와 바꿀 수 있었거늘
주나라를 이어 8대의왕조가 이어져 오면서 전쟁이 그쳤을 적 많았으되
아무도 석고를 수습하는 이 없었으니 그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은 태평하여 매일아무일도 없으니
유슬을높이 받들고 공자외맹자를 존중하네
어찌하여 이 일을 가지고 조정의논의에 부칠 수 있을까
그때엔 황하물 쏟아져 내리듯 하는 구변을 빌고 싶네
석고의 노래 여기서 끝내니
아아 내뜻무너지는 듯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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