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릴 지브란

쾌락에 대하여.

별관신사 2017. 5. 9. 05:10

그러자 이번에는 일년에 한번씩 그 도시를 방문하는

은자(隱者)가 앞으로 나와 말하기를 저희에게 쾌락

에 대하여 말씀해 주소서.  하여 그는 대답했다.


쾌락이란 자유의 노래 ,

허나 그것이 바로 자유는 아니다.

쾌락이란 그대들 욕망의 개화(開花).

허나 그것은 열매는 아니다.

쾌락은 정상을 향하여 소리치는 심연(深淵).

허나 그것이 심연은 아니며 정상도 아니다.

그것은 날개달린 새가 우리에 갖혀 있는 것.

허나 사방은 둘러싸여 있지 않다.

그렇다. 실로 쾌락이란 자유의 노래이다.


그러므로 내 기꺼이 그대들로 하여금 가슴 가득히

그것을 노래하게 하리라. 하지만 노래 하느라 그대들

기운을 잃게 하지는 않으리.


그대들 젊은이중 어떤이는마치 쾌락만이 전부인 것처럼

얻으려 애쓰기도 한다, 그리고 그 때문에 심판받고

비난을 받는다.  허나 나는 결코 그것을 심판하지도


견책하지도 않으리라. 나는 그들에게 쾌락을 구하게 하리라.

왜냐하면 그들이 쾌락을 찿게 될 땐  결코 쾌락 그것만을

찿게 되는 않을 것이기에.


쾌락의 자매는 일곱. 그중 가장 어린 형제도 쾌락보다는

아름답다는 것을. 그대들은 듣지 못했는가? 뿌리를 캐다

땅속에서 보물을 찿은이의 애기를?


또한 그대들 노인들 중의 어떤이는 술에 취해 저지른 잘못

처럼 후회로 쾌락을 추억한다. 하지만 후회란 마음의 벌이

아니라 다만 마음을 흐리게 하는 것.


여름날의 수확과도 같이 그들은 감사로 추억해야 하리라.

허나 만일 후회가 그들을 위로 한다면 그들로 하여금 위로

받게 하라. 또한 그대들 중엔 쾌락을 찿을 만큼 젊지는


않으나 또 회상할 만큼 늙지는 않은 이들도 있다.

그들은 탐구하는 것이 회상하게 되는 것이 두려워

일체의 쾌락을 피한다.


혹 영혼을 돌보게 되지 않게 되거나 죄를 짓지 않도록.

하지만 이 도피속에서도 쾌락은 있는 것.  그리하여 비록

떨리는 손으로 뿌리를 캘지라도 역시 보물을 찿게


마련이다. 그러니 내게 말해다오 영혼을 어기려 하는자

누구인가. 나이팅게일이 밤의 정적을 거역하는가. 혹은

개똥벌레가 감히 별을? 또 그대들이 불꽃  혹은 그대들


의 연기가 바람을 괴롭힐 것인가? 생각해 보라.

그대들 영혼이 막대기 따위로 휘저을 수 있는 고요한

연못인가? 때로 그대들은 스스로 쾌락을 거부하면서도


그대들 존재 내부의 깊은곳에 욕망을 감춰둔다.

누가 아는가. 오늘을 없는 듯 보이지만 그것이 실로

내일을 기다리고 있음을.


그대들의 육체조차 제 물러받은 바와 당연한 요구를

알고 있으니 결코 속지는 않으리라. 하므로 그대들의

육체는 그대들의 영혼의 하프.


그로부터 달콤한 음악을 울리게 하는 것. 또는 혼란한

음악을 울리게 하는 것은 그대들에게 달려 있다.

그런데 이제 그대들은 가슴속으로 이렇게 묻는구나.


어떻게 저희가 쾌락속에서 어느것이 선이며 어느것이

선이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습니까? 그대들의 숲.

그대들의 정원으로가 보라. 그러면 거기서 그대들은


꽃으로 부터 꿀을 모으는 벌의 쾌락을 알게 될 것이다.

허나 벌에게 꽃을 바치는 것. 그것 또한 꽃의 쾌락임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벌에게 꽃은 생명의 샘,


또한 꽃에게 별은 사랑의 사자(使者)이므로. 하여 벌과

꽃. 그들에겐 쾌락의 베품과 받음이 필요하며 또 황홀한

기쁨인 것을. 오르펠레즈의 사람들이여 부디


꽃과 벌처럼 즐겁기를.


                                              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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