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르의 키탄잘리

타고르의 키탄잘리(신에게 바치는 노래)

별관신사 2013. 5. 30. 07:41

80

나는 가을 하늘을 공허하게 떠도는 구름조각과 같습니다.
오, 영원히 빛나는 나의 태양이여. 당신의 손길은 아직도 나의 수증
기를 완전히 녹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당신의 빛과 하나가

되지 못했습니다. 나는 지금도 당신과 분리된 세월을 살아가고 있
는 것입니다.
만약 이것이 당신의 소원이고 장난이라면, 나의 허무한 마음을 잡

아서 채색하고 도금을 하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변덕스러운 바람에
나를 맡겨서 여러 가지의 기적으로 펼쳐지도록 하십시오.
밤이 되어서 당신이 장난을 멈추려고 할 때에는, 나는 녹아서 어둠

속으로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혹은 하얀 새벽의 미
소 속으로 혹은 투명하고 순결한 차가움 속으로 아무런 흔적도 없
이 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