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르의 키탄잘리

타고르의 키탄잘리(신에게 바치는 노래)

별관신사 2013. 5. 3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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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목에 걸려 있던 장미꽃 목걸이를 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었습니다. - 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 나는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나는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떠나갈 때, 침대 위에 떨어져 있는 한두 개의 꽃잎이라도 줍기 위
하여. 새벽이 다가오자, 나는 거지가 적선을 구하는 것처럼 떨어져
있는 꽃잎을 찾아보았습니다.

아, 그런데 내가 발견하였던 것이 무엇일까요? 당신의 사랑은 무슨
흔적을 남겨 두었을까요? 그것은 꽃도 아니고 향료도 아니고 향수
가 담겨 있는 병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불꽃처럼 번쩍거리고 천

둥처럼 무서운 칼이었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온 신선한 빛이 침대를
비추고 있습니다. 아침의 새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물어보고 있습니
다. "여인이여, 무엇을 찾았습니까?" 아닙니다. 그것은 꽃도 아니고

향료도 아니고 향수가 담겨 있는 병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무서
운 칼이었습니다.
당신이 남겨주신 이 선물이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나는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이것은 어느 장소에 감추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
니다. 나는 연약하기 때문에 그것을 허리에 차고 있는 것이 부끄럽
고, 가슴에 안고 있으면 상처를 입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당신의 선물이기에 나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가슴으로 감싸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부터 나에게는 이 세상의 두려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나의 모든 싸움에 있어서 승자가 될 것입니다. 당신의 나의 동반자
로서 죽음을 남겨두고 떠났습니다. 나의 생명으로 당신의 왕관을
장식할 것입니다. 나의 사슬을 자르기 위하여 당신의 칼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나에게는 이 세상의 두려움이 존재
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쓸모 없는 치장을 모두 벗어 던지고 있습니다. 내 마음의

신이여, 더 이상 구석자리에 숨어서 기다리거나 눈물을 흘리지 않
겠습니다. 나의 행동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주저하지도 않
겠습니다. 당신은 나에게 커다란 장식으로 칼을 주었습니다. 인형과

같은 장식은 조금도 필요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