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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무성하게 자라난 쓸쓸한 강둑에서 나는 그녀에게 물어보았습
니다. "아가씨, 당신은 외투로 등불을 가리고 어디로 가십니까? 나
의 집은 아주 어둡고 외롭습니다. 당신의 등불을 빌려 주십시오!"
그녀는 잠시 동안 검은 눈을 들고 황혼 속에서 나의 얼굴을 바라보
았습니다. "나는 강으로 나왔습니다."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하루의
해가 서쪽으로 지게 되면, 강물에 등불을 흘려보내기 위하여." 나는
무성한 풀밭에 서서, 흐르는 물결 위로 무심하게 흘러가는 그녀의
등불을 바라보았습니다. 등불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깊어 가는 밤의 침묵 속에서 나는 그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가씨, 당신의 등불이 빛나고 있습니다. 당신은 등불을 가지고 어
디로 가십니까? 나의 집은 아주 어둡고 외롭습니다. 당신의 등불을
빌려 주십시오." 그녀는 검은 눈을 들고 나의 얼굴을 살펴보면서 잠
시 동안 머뭇거렸습니다. "나는 저 하늘에."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
등불을 바치기 위하여 이곳으로 왔습니다."나는 하늘에서 무심하게
타오르고 있는 그녀의 등불을 바라보았습니다.
한밤의 짙은 어둠 속에서 나는 그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가씨,
가슴 가까이 등불을 들고 있는 당신이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
의 집은 아주 어둡고 외롭습니다. 당신의 등불을 빌려 주십시오."
그녀는 잠시 동안 생각을 하다가 어둠 속에 있는 나의 얼굴을 쳐다
보았습니다. "나는 이 등불을 들고."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연등제
에 참석하기 위하여 찾아왔습니다." 나는 많은 불빛 사이에서 무심
하게 사라져버린 그녀의 작은 등불을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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