涸:마를 학. 轍:수레바퀴 자국 철. 鮒:붕어 부. 魚:고기 어.
[준말] 학부(涸鮒), 철부(轍鮒).
[동의어] 철부지급(轍鮒之急), 학철지부(涸轍之鮒), 학철부어(涸轍鮒魚).
[유사어] 우제지어(牛蹄之魚). [출전] ≪莊子≫ 〈外物篇〉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있는 붕어란 뜻으로, 매우 위급한 경우에 처했거나
몹시 고단하고 옹색함의 비유.
전국 시대,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했던 장자(莊子)의 이야기이다. 그는 왕후(王侯)에게
무릎을 굽혀 안정된 생활을 하기보다는 어느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즐겼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 그는 끼니조차 잇기가 어려웠다. 어느 날 장자는 굶다 못해 감하후(監河侯)를
찾아가 약간의 식대를 꾸어 달라고 했다. 그러자 감하후는 친구의 부탁을 딱 잘라 거절할 수가
없어 이렇게 핑계를 댔다.
“빌려주지. 2,3일만 있으면 식읍(食邑)에서 세금이 올라오는데 그때 삼백 금(三百金)쯤 융통해 줄
테니 기다리게.”
당장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인데 2,3일 뒤에 거금(巨金) 삼백 금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체면
불고하고 찾아온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난 장자는 내뱉듯이 말했다.
“고맙군. 하지만 그땐 아무 소용없네.”
그리고 이어 장자 특유의 비아냥조(調)로 이렇게 부연했다.
“내가 여기 오느라고 걷고 있는데 누가 나를 부르지 않겠나.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붕어가 한 마리 있더군[涸轍鮒魚].’‘왜 불렀느냐’고 묻자 붕어는 ‘당장 말라죽을
지경이니 물 몇 잔만 떠다가 살려 달라’는 겨야. 그래서 나는 귀찮은 나머지 이렇게 말해 주었지.
‘그래. 나는 2,3일 안으로 남쪽 오(吳)나라와 월(越)나라로 유세를 떠나는데 가는 길에 서강(西江)의
맑은 물을 잔뜩 길어다 줄 테니 그 때까지 기다리라’고. 그랬더니 붕어는 화가 나서 ‘나는 지금 물 몇
잔만 있으면 살 수 있는데 당신이 기다리라고 하니 이젠 틀렸소. 나중에 건어물전(乾魚物廛)으로 내
시체나 찾으러 와 달라’고 하더니 그만 눈을 감고 말더군. 자, 그럼 실례했네.”
[주] ‘涸’이란 글자는 원래 ‘학’자인데 이 경우 ‘확’으로 읽어 ‘확철부어’라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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