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

남에게 신뢰를 받으려면 상대방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어서는 안 된다.

별관신사 2014. 5. 14. 04:12

현명한 사람일수록 감사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어도 조금도 고마워하거나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그보다도 믿음이 될만한 말을 예의바르게 해 주는 쪽이 훨씬

낫다는 말이다. 기대하는 말은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오래 남아 있으나 마음은
곧 잊혀지기 때문이다.
감사해 하는 것보다 믿고 의지하는 쪽이 얻는 바가 더 크다. 우물물 갈증을

푼 사람은 우물을 등지고 돌아서서 가 버린다.
달콤한 과즙을 짜고 난 오렌지는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기대하고 의지하려던
마음이 없어지면 상대방의 태도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일변해 버린다. 공손하고

예의바르던 태도는 사라지고 공경하는 마음도 없어진다.
끊임없이 계속 믿고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요구를 완전히 층족시켜 주지
말고 그 의존 관계를 유지해 두는 일, 이것이 경험을 통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이다. 그렇게 하면 지존한 임금의 마음까지도 계속 사로잡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야박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상대방의
기대(믿음)를 저버려 잘못되게 해서는 안 되며, 자기 이익만 차린 나머지 남을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뜨려서는 더욱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