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로는 서기 37년 도미티우스 아헤노바르부스와 아그리피나 사이에서
태어난다. 남편을 독살하고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네번째 부인이 된
아그리피나는 황제를 설득하여 자기 아들은 양자로 삼게 한다.
그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네로를 황제의 딸 옥타비아와 결혼시키
는데 성공한다. 이렇게 네로는 수완 좋은 어머니 닥분에 당대 최고의
권력자의 양자겸 사위가 된다. 이어 클라디우스 황제는 아그리피나에
떠밀려 친아들 브리타니쿠스 양아들 네로를 후계자로 삼는다. 그러고
나서 얼마되지 않은 서기 54년 황제는 암살 당한다. (아마도 그가 생각
을 바꿀까봐 초조해진 아그리피나가 독살했을 것이다. ) 로마 원로원은
아그리피나의 능란한 책략에 휘말려 크라우디우스의 마지막 선택을
인준하고 네로를 새 황제로 선언한다. 젊은 황제 네로는 초기에는
어머니와 스승인 세네카의 영향아래 비교적 이성적인 통치를 하여
선정을 베풀며 분별력 있게 제국을 통치해 나간다. 하지만 이런
상태는 오래가지 못한다. 네로는 성인이 된 브리타니쿠스가 제위를
탈취할 야심을 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사로잡혀 그를 독살한다.
얼마 뒤에 어머니를 궁 밖으로 추방한다. 자신이 요부 포파이아
사바나를 새 정부로 삼은것에 대해 어머니가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대자 지겨워진 것이다. 아그리피나는 배를 타고 가다가 아들이
쳐놓은 덧에 걸려 죽을 뻔 하는 위기를 격는다. 그녀가 누운 침대의
천개(天蓋)위에 무거운 납덩이가 올려져 있었고 네로의 지시를 받은
선장이 장치를 작동시키자 아래로 떨어져 내린 것이다.
곁에 있던 시종은 즉사하고 다른 시녀 한명은 방정을 떨다가 아그리
피나로 오인되어 선원들에게 맞아 죽는다. 배의 혼란을 틈타 강변까지
헤엄쳐 가 간신히 목숨을 건진 아그리피나는 아들을 찿아 간다.
그러나 네로는 호위병들을 보내어 그녀를 살해하게 한다. 병사들은
그녀를 에워싸고 몽둥이 찜질을 한 다음 칼로 찔러 죽인다. 점성술사
들은 아그리피나에게 아이가 장차 황제가 될 것이지만 어머니를 죽일
거라고 예언했다 한다. 하지만 아그리피나는 황제가 되기만 하면 날
죽여도 상관없어!라고 대답했다 한다. 네로는 내친김에 또 다른 범죄
를 저지른다. 이번에는 자기 아내 옥타비아를 살해한 것이다.
이로써 그는 정부 포파이아와 결혼할 수 있게 된다. 세네카가 그에게
정신 좀 차리라고 간언하자 그마져 내쳐 버린다. 이때부터 아그리피나
의 아들은 고삐 풀린 폭군이 된다. 스스로 운동선수로 착각한 그는
전차 경주에 출전하며 위대한 시인이라 생각하고는 시인 대회에
나간다. 그리고 매번 우승자로 선포된다. 또 밤이면 변장을 하고
질펀하고도 난잡한 축제나 파티에 참가하여 평민들과 뒤섞이는데
사람들은 그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 준다. 술판이 끝나갈 때
쯤이면 술자리에 같이있던 사람중 하나를 으슥한 곳으로 끌고가
실컷 두들겨 패준 다음 하수구에 던져버리는게 취미이다.
세네카가 계속하여 자신을 비난한다는 말이 들려오자 그를 암살
해 버린다. 어느날 화가 난 그는 자신의 아기를 임신중인 포파이아
사비나에게 발길질을 해댄다. 그녀는 이때 입은 상처로 죽고 만다.
그는 이번에는 로마시의 3분의 2를 불사르라고 명하니 비위생적
구역들의 재건축이라는 위대한 계획을 살현하기 위함이란다.
그는 화염에 휩싸인 장관을 기리기 위해 시와 노래를 짓기도
한다. 이 부동산 작전을 미리 통고받지 못한 사람들은 무수히 죽어
간다. 주민들 사이에 불만과 분노가 고조된다. 이에 내로는 희생양을
찿아 낸다. 이 화재를 일으킨 사람들로 기독교도를 지목한 것이다.
대규모 검거작전이 벌어지고 붙잡힌 기독교도들은 고문끝에 있지도
않은 죄를 자백한다. 네로는 민중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대규모
공연을 벌이고 그 가운데서 기독교도들에게 끔직한 형벌을 집행
한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제국은 내적 경련을 보이기
시작한다. 기근 점염병 반란 등.... 결국 로마 원로원은 네로를 공적
으로 선언하고 집정관 갈바를 새 황제로 추대한다.
자신에게 사형이 선고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네로는 서기 68년
6월9일 노예의 도움을 받아 자실한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흐느끼
면서 이렇게 되뇐다., 오! 애석하도다 ! 세상이 나같이 위대한
예술가를 잃게 되다니!.
베르나르 베르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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