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老子)

노자에 대하여

별관신사 2012. 11. 2. 01:46

1. 노자의 가르침을 담은《노자》라는 책의 첫머리는‘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이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결국“도란 말로써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름(문자)으로 그 뜻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을, 노자는 침묵으로 전한 것도 아니고 허공에 문자를 남긴 것도 아니랍니다. 말로써 글로써 전했지요.

그렇다면 노자가 이러한 말을 한 진의가 무엇일까요? 역설적이고 이율배반적인 논리로 도를 설명하려 했던 것일까요? 그분 말씀대로 이 세상에 말로써 할 수 있는 것은 도가 아니며 글로써 표현하는 것 또한 도와는 거리가 먼 것일까요? 그러나 도라는 것이 고작 말과 글에 쫓기는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당시 노자가 이 말을 남긴 시대적 배경을 한번 살펴보면, 무수히 많은 사상가와 학자들이 저마다의 논리와 개념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하던 춘추전국시대였습니다. 그들은 뒤질세라 의견을 내세우는 데 급급하였고 공명심을 위하여 대중 앞에 나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생각의 노예였고 자신의 개념과 관념 속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말들은 무성했고 현란한 글들이 난무했습니다. 노자는 바로 이러한 그들의 몽매함에 일침을 날렸던 것입니다.

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노자가 제시한 도의 전체 모습 또한 아닙니다.
노자는 바로 그들의 경계를 일깨워주기 위해 이 같은 말을 한 것입니다.

말에 매이고 문자에 갇혀 있는 그들에게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라는 자유에 대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당시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오류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경계를 벗어나라는 노자의 가르침에 다시 묶이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말하고 떠드는 자는 다 가짜이다. 진인은 결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세상에 나와 있는 사람들은 진인이 아닌 가짜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이 바로 노자의 지적에 다시 붙들린 사람들인 것입니다.
모든 가르침은 경계를 벗어나기 위한 방편입니다. 그러므로 노자의 도덕경은 어떠한 경지를 제시하는 것이 아닌 경계를 벗어난 자유를 지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자는 무위(無爲)를 말합니다. 그러나 결코 행동을 안 하는 것이 무위가 아닙니다. 무위는 유위(有爲)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무위는 곧 유위의 주인임을 뜻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노자가 언급한 도덕경에는 이러한 모든 것의 주인임을 자각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즉 논리의 반대논리가 아닌 논리의 주인이 되라는 가르침이었던 것입니다.


2. 무위자연이란 한마디로 순수 자연인으로 살자! 이겁니다.

이는 노자의 사상의 핵심으로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니 가장 으뜸되는 존재니 하는 식으로 우월화 시키지 않고 인간도 결국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중 하나일 뿐이며, 나아가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존재중 하나에 불과할뿐이란 얘기죠. 노자가 인간이 추구해야할 가장 큰 가치로 주장한 '도'는 길거리에 굴러가는 돌에도 존재하며, 하늘에 떠있는 태양에도, 거대한 산에도,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도, 물론 인간에게도 존재한다 하였습니다. 결국 그 말은 모든 자연에 '도'가 존재한다는 얘기죠. 이는 기독교적 입장에서 예를 든다면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하나님이 존재하는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따라서 노자는 인간이 굳이 자연을 제압하고, 파괴하고, 개량하여 자신에 맞추어 봤자, 자연의 일부인 인간역시 파괴될뿐이니, 그저 자연에 맞추어 흘러가는 그대로 따라가면 가장 평화롭고 안정된 삶을 살수 있다고 한것입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의 한자적 풀이는 없을 '무', 할 '위', 스스로 '자', 그러할 '연'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스스로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고 따라간다는 뜻입니다. 그 말은 그냥 게으르게 드러누워 노는게 아니라 굳이 자신에게 다른 것을 맞추려 하지말고 거대한 자연이 흘러가는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라는 것이죠.

춘주전국시대는 주나라가 멸망함에 따라 중국 대륙이 혼란에 빠지고 수많은 군웅이 일어나 각자 황제를 칭하며 서로 싸우던 시기입니다. 기나긴 전쟁과 완성되지 못한 정치 체제, 그리고 제국 멸망에 필연적으로 따라다니는 민생파탄과 혼란은 보다 명확하고 대중적인 설득력을 가진 정치관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춘추시대 말기에 대륙 통일을 위한 많은 정치 사상가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를 제자백가라 합니다. 유가의 공자, 맹자, 순자, 도가의 노자, 자, 법가의 한비자, 상앙, 그리고 자애와 노동, 근면을 중요시한 묵자등이 그들이죠.

그 외에

自見者不明
스스로 안다하는 이는 밝지 못하고

自是者不彰
스스로 옳다하는 이는 빛나지 못하고

自伐者無功
스스로 내세우는 이는 공이 없으니

自誇者不長
스스로 자랑하는 이는 길지 못하다(혹은 어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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