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연(自然)’의 뜻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연’이란 말은 서양의 ‘nature'를 번역한 명사적 용어이며, 객관성과 물질성을 지닌다. 자연을 ’스스로 그러함‘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러함‘이란 무엇을 가리키는지 모호하다. ’그러함‘에서 무엇이 그런지를 모르니 그 뜻도 아리송하다.
그러나 노자가 말하는 ‘자연’이란 주체성과 정신성의 넓고 깊은 뜻을 포함한다. 그리고 ‘자연’이란 뜻도 분명하다. 먼저 ‘자(自)’라는 글자는 ‘비(鼻:코)’와 통한다. 옛 사람들은 태내(胎內)에서 맨 먼저 코부터 모양을 이룬다고 알고 있었으며, 그래서 ‘비’라는 글자에는 ‘처음·시작’이란 뜻이 있다. 예를 들어 ‘비조(鼻祖)’라고 하는 단어는 어떤 일을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 곧 원조(元祖)를 말한다. 즉 ‘자’자의 본뜻은 ‘처음·본래·태초’이다. 다음으로 ‘연(然)’자는 형용사와 부사의 뒤에서는 그 수식어의 상태나 모양을 나타낸다. ‘홀연(忽然), 엄연(儼然), 본연(本然)’등과 같이 ‘자연(自然)’도 같은 용법이다.
이를 정리하면 ‘자연’이란 ‘본래의 모습’, ‘처음 그대로의 모습이나 상태’를 뜻한다. 노자가 ‘적자(赤子: 갓난아기)’나 ‘박(樸: 본래 있던 그대로의 통나무)’을 ‘자연’을 형용하는 말로 사용한 것은 같은 맥락이다. 세상에 막 태어난 ‘갓난아기’의 모습은 그 아이가 어른이 된 후에, 그 어른의 본래의 모습이 될 것이며, ‘박(樸)’은 또한 사람이 통나무를 가공하여 어떤 기구를 만들었을 때, 그 기구의 본래의 모습이 될 것이므로, ‘적자(赤子)’나 ‘박(樸)’이 바로 자연인 것이다.
다시 말해 ‘자연’이란 ‘만물의 본래의 성질이나 모습에 어긋남이 없는 것, 즉 처음 있었던 그대로의 것’을 말한다. 이렇게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것을 ‘무위(無爲)’라 한다. ‘무위’에는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의미가 있다. ‘자연’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하여 좀 더 적극적인 뜻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강조하여 이 두 단어를 합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란 이러한 의미를 보다 강조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2. 무위자연의 도(道)
인위적으로 꾸미거나 억지로 가공하지 않고, ‘자연’의 성질이나 모습을 지키는 것 또는 방법이 ‘무위자연의 도’이다.
그래서 “성인(聖人)은 만물이 스스로 본성에 순응하려 함을 도와줄 뿐, 의도적으로 행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초간노자》제13장
무위자연의 도를 실현하는 방법으로는 외적으로 부쟁(不爭: 다투지 않음)하고, 내적으로 불유(不有: 소유하지 않음. 집착하지 않음)하고 불시(不恃: 자랑하지 않음)하며, 무욕(無慾: 탐내지 않음)을 실천하여야 한다고 한다.
*<초간노자>에서 일부만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