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추운 겨울, 눈보라가 몰아치던 어느 날 한 농부가 길을 걷다가 살모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살모사는 추위로 몸이 얼어서 뻣뻣하게 몸이 굳어져 다 죽게 된 형평이었다.
측은한 느낌이 든 농부는 양털 코트의 단추를 풀고 그 뱀을 집어 올려서 가슴에
따뜻하게 품어주었다.
농부가 집에 막 도착했을 때였다. 그동안 몸이 따뜻해져서 생기를 되찾은 뱀은 자기의
독이빨로 농부의 가슴을 물었다. 물린 상처가 치명적이라고 생각한 농부가 이렇게 부르짖었다.
아이구, 올림포스의 신들이여, 이럴 수가 있습니까? 자비를 베푼 대가가 이런 것이란
말입니까? 세상을 참 더럽게도 다스리시는군요!
수술의 신 아폴로가 이 독살스런 비난의 외침을 듣고 곧장 농부 앞으로 나타났다. 비열한
뱀한테 온정을 베푼 일을 후회할 것은 없다. 설마 친절 때문에 네가 죽도록 내버려 두겠느냐,
네 상처를 치료해 주고 독을 중화시켜 주마.
감사합니다.. 죽었다 살아난 농부가 대답했다. 불평을 하려 한 건 아니었습니다. 제 죽음은
결국 제 자신이 불러들인 것입니다.
과연 남자답구나. 아폴로가 농부에게 말했다. 그건 그렇고, 보자. 착한 일을 하려는 충동
때문에 고통을 당해서야 되겠느냐!
크나큰 배려에 대해선 절로 머리가 숙여지지만 말입니다. 농부가 자기 주장을 폈다. 여러분
신께서는 진정 인간과 인간의 운명 사이에 개입한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원칙적으로, 신들이 인간사를 놓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잘못된 일 같습니다.
아폴로는 신이 자신의 호의를 받아들이도록 농부를 설득하느라고 진땀을 빼는 동안, 농부는
죽고 말았다.
교훈:자기 자신을 돕지 못하는 사람을 당신이 도와 줄 수는 없다. 근데, 자기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당신이 귀찮게 할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