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시인 하이네가 아느날 숲속에서 그만 길을 잃어버렸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사냥을 즐기고 있던 중이였는데 길을 잃는 바람에 혼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사흘동안이나 한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 그는
이제 굶주림으로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숲속의 맹수들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밤이면 그는 맹수들을 피하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갔다. 사흘째 되는 날 밤은 마침 보름달이 뜬 밤이였다.
그는 나무위로 올라가서 나무가지위에 걸터 앉았다. 사흘동안의 허기와
피곤으로 그는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 그때 그는 나무 위에서 아름다운
달을 보았다. 그는 그때까지 달에 대한 아름다운 시들을 많이 지었지만
그날 밤은 달랐다. 그의 마음이 이전과는 다른 처지에 놓여있었기 때문
이다. 그에게는 달이 마치 하늘에 떠있는 커다란 빵덩어리로 보였다.
그래서 그는 그날이 일기에다 이렇게 적어 놓았다.
나는 내 눈을 믿을수가 없었다. 나는 달 속에서 항상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보았었다. 그런데 그것이 빵덩어리고 보이리라고는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사흘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의 마음이 먹을것을
투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달은 사라지고 큰 빵덩어리가
하늘에 떠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대가 보는 것은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대가 보는 것은 단지 그대의 마음이 투사하는 것일 뿐이다.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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