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무르티: 즐거운 일을 하고 싶을 때, 여러분은 그 일만 하게 되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아주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할 수도 있고 아름다운 처녀와
결혼하고 싶어할 수도 있습니다. 칭찬을 듣고 싶기도 하고 시험에 합격하고 싶어합니다. 이 때
여러분은, 그토록 바라던 이 일만 성취시키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행복이 그런
걸까요?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처럼 이런 행복은 곧 사위어 버리지 않던가요? 하지만
그것이 우리 삶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피상적인 것, 말하자
면좋은 차를 갖는 일, 안정된 지위를 얻는 일, 강풍에 신나게 연을 날리다가 몇 분 후에는 연을
찢어버리고 마는 아이처럼 덧없는 일에 대한 하찮은 감정에 만족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삶입니다.그리고 이로써 우리는 만족합니다.
우리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것을 찾는 데 내 온 마음, 내 온 정력, 내 전존재를
바치겠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별로 진지하지도 않습니다. 또,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강렬한 느낌을 갖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찮은 일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것은 여러분이 찾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행복이란, 결과, 혹은
부산물입니다. 여러분이 행복 자체를 추구한다는 것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행복은 불청객입니다.
행복하다는 걸 의식하는 순간 벌써 당신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순간을
경험해보았는지요. 별것도 아닌 일로 갑자기 즐거워졌을 때 잠깐 우리는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며행복하다는 느낌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의식하는 순간 이내 여러분은 이것을 잃어버
리게되지 않던가요? 행복을 의식하고 추구하는 것은 바로 행복의 끝입니다. 자기 자신과, 자기
자신의 요구가 뒷전에 머물러 있을 때 바로 행복은 거기서 머뭅니다.
수학에 대해서라면 많이 배웠겠지요? 역사, 지리, 과학, 물리학, 생물학 같은 과목을 배우는
데많은 나날을 보냈겠지요? 하지만 이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생각하는 데 여러분이나 여러분의선생님이 쓴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허리를 꼿꼿이 세운 체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어 본 적이있나요? 침묵의 아름다움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요? 마음을 풀어놓아 본 적이 있나요?
쓰잘데없는 일을 밀어 놓고, 보다 넓고 깊은 곳으로 마음을 풀어서, 뒤지고, 찾아 본 적이 있나요?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십니까?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우리들
각자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투사된 것입니다. 우리의 지금 상태가 곧 세상의 지금
상태인 것입니다. 우리는 소유욕의 화신입니다. 우리는 남을 질투하고 비난합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도 이와 똑같습니다. 보다 극적으로, 무자비하게 진행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선생님은 이런 것을 생각하는 데 조금도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조금씩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데 시간을 써 나갈 때, 비로소 사회 전반에
혁명이 태동하고, 새 세상을 이룩할 가능성이 열립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새로운 세상, 형태만
다른, 이 썩은 세상의 연속이 아닌 새로운 세상은 마땅히 와야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마음이
깨어 있지 않으면, 감시하지 않으면, 폭넓게 열려 있지 않으면 새 세상은 오지 않습니다. 젊은
시절에, 더할 나위 없이 심각한 이 문제를 이따금씩 생각하되, 일자리와 죽음으로 통하는 것에
다름 아닌 교과 과목 공부에만 시간을 보내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세요. 그러다 보면 예사롭지 않은 기쁨과 행복의 느낌이
여기에서 샘솟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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