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古文眞寶)

이존사의 소나무 병풍에 적은 노래. 두보.

별관신사 2015. 9. 23. 05:33

이 늙은이 이른 아침에 흰머리 빗고 있는데

현도 도사가 찿아 왔다네

머리 움켜쥔 채 아이 불러 마중해 들이게 하니

손에 새 그림 들고있는데 푸른 소나무 그림 병풍일세

병풍 소나무 슾 고요하고 아득한데

툇마루에 기대어 바라보니 문득 단청으로 그린 게 아닌듯 하네

그늘진 절벽 도리어 서리와 눈에 시달린 나무 줄기 받들고 있고

누워 덮으며 반대로 뻗은 가지 구룡의 형상일세

이 늙은이 평생동안 기이하고 오래된 것 좋아하여 왔으니

이를 대함에 흥취와 정령이 모여 드네

이미 신선같은 손님 뜻 서로 통해 친해 졌음을 알겠고

더욱이 훌륭한 화공 마음고생 홀로 하였음 깨닫게 되네

소나무 밑의 노인은 두건과 신도 본인과 같으니

나란히 앉아 있는게 흡사 성산의 노인들 같네

자연히 바라 보며 자지곡 불러보니

시국 위태로워 슬프고 쓸쓸하게도 슬픈 바람 실려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