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話 이야기.

아네모네꽃으로 태어난 아도니스

별관신사 2012. 11. 17. 06:07

아프로디테의 첫번째 애인 아도니스는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아마도 인간
세상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남자였을 것이다. 키프로스 왕의 아
들인 그는 대단한 유혹자이면서 동시에 탁월한 사냥꾼이었다. 아프로디테

가 그를 만나 반해버렸을 때 그의 나이 겨우 스물이었다. 그리하여 아도니
스는 몇 달인가를 몹시 고단하게 보내야 했다. 밤이면 아프로디테의 두 팔
에 안겨 거의 잠을 자지 못했고, 낮이면 쉬는 대신 사냥을 나갔다. 그에게

닥친 비극적인 사고도 아마 이러한 누적된 피로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느
날 아도니스는 상처를 입은 채 도망가던 멧돼지를 추격하고 있었는데 멧돼
지가 갑자기 몸을 돌려 그를 덮쳐와 대퇴부 동맥을 끊어버린 것이다. 아도

니스는 순식간에 피를 쏟아 내며 그 자리에서 절명하고 말았다. 늦게서야
도착한 아프로디테는 땅 위에 떨어진 아도니스의 피 몇 방울을 봄철에 잠
깐 피는 매혹적인 꽃인 아네모네로 변하게 했다. 그러나 아도니스의 모험

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단 죽고 나자 황천으로 내려갔는데, 거기에
는 아프로디테가 혜파이스토스를 지겨워한 것 못지않게 남편인 하데스를
지루하게 여기던 페르세포네가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사랑의 여신

의 정부였던 아도니스가 이번에는 죽음의 여신의 정부가 되었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아프로디테는 분개했다. 그녀는 제우스에게 아도니스를 돌
려달라고 요청했고, 페르세포네는 자기가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우스

는 어찌해야 했을까? 나중에 이와 동일한 상황에 빠졌던 솔로몬의 왕처럼
분쟁의 대상이 된 아도니스의 육체를 두 쪽으로 절단해야 하는가? 제우스
는 좋은 꾀를 생각해냈다. 아도니스의 몸은 그대로 놔두되, 1년 중 6개월은

아프로디테와 그리고 나머지 6개월은 페르세포네와 지내도록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러한 판결을 받고 나자 페르세포네의 시간 사용이 넘치게 되었
다. 이미 이전의 중재로 인해 그녀는 1년의 2/3는 데메테르와 나머지 1/3을

하데스와 보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1년의 반을 아도니스와 보내야 하
는 것이다. 다음의 분수들을 공통 분모로 합산하여 덧셈을 해보면,
2/3+1/3+1/2=6/9이된다. 다수의 직업을 가진 모든 대가들처럼, 그녀는 행복

한 보충 시간을 가짐으로써 자신의 여러 가지 의무를 채울 수 있었던 그
방면의 선구자가 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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