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론처럼 수려하진 않았지만 아레스는 예쁘장한 소년이었다. 갈색 머리
에 창백한 안색, 음울한 눈과 반듯한 용모는 강하고 냉정한 느낌을 주었다.
외모에 몹시 신경을 썼고,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공을 들여 우아하게
옷을 입고 다녔다 천성적으로 응석받이인데다 헤라 또한 그렇게 키워 모친
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고 온갖 투정을 다 부렸다. 훗날 드러나는 그의
못된 성미는 이러한 한심한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약한 자들에게
는 허세와 권위를 부리고 공격적이었으며 거칠고 잔인하게 굴었다. 그러나
강자 앞에서는 비굴했고 고통을 당하면 엄살을 떨었다. 마치 지나가는 사
람들에게 무섭게 짖어대며 털을 치켜세워 덤벼들 태세로 있다가도, 누군가
머리만 잡아채면 다리 사이로 꼬랑지를 집어넣고 내빼버리는 개와 같았다.
그가 즐겨 괴롭히며 희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새들이었다. 새들은 가장
무해한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제우스의 독수리, 헤라의 공작새,
아폴론의 까마귀, 아테나의 올빼미, 아프로디테의 비둘기를 쉴새없이 쫓아
다니며 돌팔매질을 해댔다. 동물을 사랑하던 아폴론은 그를 벌하기로 했다.
그는 올림포스 산의 서쪽에 수천 마리의 갈매기들이 등지를 틀고 있는 걸
보고는 아레스에게 말했다.
"장담컨대, 너 꼭대기에 기어올라가서 등지 속의 알들을 깨지는 못 할걸."
산에 오르는 일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고 갈매기들도 그다지 겁 낼 것
이 없어보였기에 아레스는 내기에 응했고 재빨리 등지 한가운데까지 기어
올라갔다. 하지만 갈매기들은 보기보다 만만치 않았다 아레스에게 알을 빼
앗긴 갈매기 한 마리가 소리를 치며 경계를 알리자 수 백 마리의 갈매기들
이 일제히 날아오르며 날카롭게 짖어댔고, 아레스 머리 바로 위를 선회하
면서 희끄무레하고 물컹하고 지독한 냄새가 나는 갈매기의 똥을 아주 정확
하게 난사해댔다. 갈매기 똥 때문에 눈을 뜨지도 못한 채, 냄새에 질식되
고, 옷이며 신발이 모두 더럽혀진 아레스는 창피하고 화가 나서 , 아폴론의
조롱을 받으며 울면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제우스로서는 재능도 없고
진지하게 공부할 능력도 없는 부랑아 자식을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하
지만 아들의 앞날에 대한 보장을 염원했던 헤라는 제우스에게 간언했다.
"그 애에게 행정부의 전쟁 장관직을 맡겨줘봐요. 그건 어떤 특별한 능력
이 없어도 해낼 수 있는 직책인데다 호전적인 그 애 성격과도 아주 잘 어
울리잖아요."
이렇게 해서 아레스는 전쟁의 신이 되었다. 이후로 그는 '폭정'과 '공포'
라는 이름을 가진 두 마리의 신경질적이고 격노한 말이 이끄는 번쩍이는
마차를 타고 다니게 되었다.
'神話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0) | 2012.11.17 |
---|---|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 (0) | 2012.11.17 |
헤라의 아들 아레스와 헤파이스토스 (0) | 2012.11.16 |
짓궂은 헤르메스 (0) | 2012.11.16 |
사랑에 빠진 아르테미스 (0) | 2012.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