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마리의 무리지어 다니는 스피너 돌고래들은 깔깔
웃으며 순수한 기쁨으로 오직 기쁨을 위한 기쁨에 넘쳐
뛰어오르고 이리저리 나선 모양을 그리며 의기양양해
헤엄친다. 그들은 해초가닥을 지느러미에서 지느러미로
넘기면서 해초던지기 놀이를 한다. 거품을 내며 킬킬 웃기도
하고 거품을 뽐내기도 한다. 때로는 물고기들이
가로지르기 싫어하는 거품을 잔뜩밷어 벽을 만들어 고등어와
정어리 떼를 팽팽한 공 모양의 거품에 가두고 사냥을 한다.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고래의 눈에는 사색과 지혜
추억이 깃들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이 동물은 100년
이상 살 수 있고 그 귓바퀴에 형성된 층은 나무의 나이테 처럼
고래의 나이를 말해 준다.
고래와 돌고래는 몸을 곧추세워 바다위로 수직으로 뛰어올라
소리를 낸 뒤 깊이 잠수하는 스파이흡(spyhop)을 한다.
또한 물위로 뛰어올랐다가 꼬리나 지느러미 발로 몸을 철석
치며 롭테일(lobtail)을 하기도 한다. (흑등고래나 향유고래는
그 꼬리로 식별할 수 있다.) 대왕 고래는 육지와 바다를 불문
하고 지금까지 존재한 동물 가운데 가장 큰 동물이다.
혀는 코기리 한마리의 무게이고 페니스는 2.7미터 고환의
용량은 26.4리터인데 대왕고래 자신을 제외하고는 어디서
섹스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대왕고래는 분수같은
거품을 세차게 뿜어 올리며 태평양을 어깨로 밀어 젖히는
거대한 거인족 아틀라스처럼 머나먼 바다를 단숨에 헤엄쳐
간다. 그의 꼬리는 바다를 세차게 내리치며 울리는 거대한
심벌즈다. 혹등고래는 짝을 유혹하는 노래를 부르고 파도
속에서 바다의 곡예를 펼치며 절묘하고 온화한 구애의 전희
속에서 천천히 서로를 느낀다. 수컷 고래는 강요가 아닌
동경의 몸짓으로 자연스럽게 페니스를 내밀고 욕망으로 전율
하며 암컷 고래의 입술주변에 잡힌 주름을 핱는다. 암컷과 수
컷은 지느러미로 서로를 껴안으며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고
서있는 자세가 되도록 자신을 상대에게 밀어 붙인다. 때로는
제 삼자가 이들이 서로 가까이 껴안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때도 있다. 이들은 절정에 다다라 황홀경에 빠져 몸을
떨면서 해수면 위로 뛰어 오르고 잠시 산이되어 폭포같은
몸을 떨어뜨리며 공중에서 절정에 이른다. 마침내 두 고래는
환하게 빛나는 하늘을 배경으로 하나가 된다.
고래 말고도 돌고래와 비슷한 듀공(dugong)도 있다. 둥근
코에 첨벙거리는 지느러미로 느리게 헤엄치는 이 거대하고
온순한 해양동물은 온화한 채식주의자다 다른 해양포유류에
비해 코끼리에 더 가까우며 수컷을 둥근 주둥이와 싹싹한
행동으로 암컷에게 잘 보이려고 첨벙 물을 튀긴다.
그것이 전부다. 보름달이 뜨면 듀공은 달과 다른 동물들을
위해 밤의 세례나데를 부른다. 그들은 초록의 해초나 첨벙거림
사랑과 혼자남겨짐에 대해 끽끽거리는 같기도 하고 찍찍거리는
같기도 한 부드럽고 낮은 소리로 노래를 한다.
때로는 침입자를 겁주어 쫓아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짖을 수도
있다. 야생의 바다에서 거북은 풍부하고 행복한 생각에 잠긴듯
아무런 계획없이 한쪽눈을 달에 고정시킨채 1억5천만년간 해온
대로 느리고 아주 오래된 우아함으로 끝없는 푸른 바다를 향해
천천히 발을 저어 철벅 철벅 나아간다. 바다의 테디베어라 할
수있는 털북숭이 해달은 해초를 그물침대 삼아 뒤로 누워 졸고
(해달은 겔프<kelp 다시마 따위의 큰 갈조>ㅡ이 잘게 갈라진
잎들로 자신을 감싸 단단히 매달려 있음으로 잠자는 동안에도
떠내려 가지 않는다.) 있다. 흐르는 물에 몸을 맞긴 채 잠이 든
해달은 발로 빰을 부비면서 어쩌면 얕은 물에서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꿈을 꿀지도 모른다. (그누가 알겠는가)돌고래가 고등어
무리 밑으로 헤엄치며 쫒아가는 동안 하늘에서는 슴새가 원을
그리면 날아 다닌다. 슴새는 바다속 15미터나 되는 깊이까지
다이빙 해 들어갈 수 있고 돌고래를 피하느라 절박해진 고등
어는 수면위로 뛰어 오른다. 날아다니는 물고기와 새의
조합이다. 한번은 술라웨시 섬 앞의 산호초에서 다이빙을
하다가 시야가 완전히 물고기로 가득찬적이 있다. 나는 파란
색과 금색이 섞인 퓨질리아피시, 피라미드버터플라이피시,
커다란 회색도미, 루나퓨질리아피쉬, 줄무늬퓨질리아피쉬등
다섯 무리의 물고기들과 함께 헤엄쳤다. 이들은 함께 헤엄쳤다가
각자의 무리로 흩어졌다가 다시 함께 모였다.
그 중 가장 늧게까지 남아있던 생생한 엷은 청색의 류나퓰리지아
피쉬는 무리 전체가 놀란 듯 갑자기 각도를 바꾸더니 한줄기 푸른
줄이 되어 헤엄쳐 갔다. 솟아 올랐다 내려오는 그들은 마치 천개의
유성처럼 변덕스러운 다림줄(수평이나 수직을 잴때 쓰는 줄)을
따라 수직으로 곤두박질 쳤다. 물고기 무리들은 작은 움직임이나
어른거리는 그리자에도 경계하며 날개끝 신호로 선회하는 새떼처럼
지느러미 하나가 움직이는 순간에 몸 전체가 획 하고 방향을 튼다.
그들은 마치 해류의 흐름에 밀려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움직이는 힘은 빛의 다양한 언어와 바닷물의 언어와 바닷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