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

악의로 가득 찬 남의 눈을 거울로 삼아라.

별관신사 2014. 6. 14. 19:44


칼을 쥘 때 칼날 쪽을 쥐면 상처를 남기는 흉기가 되지만, 칼자루 쪽을 쥐면
몸을 지키는 무기가 된다. 현명한 사람은 적에게도 은혜를 입는데, 그 은혜는
어리석은 사람이 친구로부터 얻은 이익보다도 크다. 괴로움이라는 산을

적의(敵意)를 가진 사람의 손으로 무너뜨려 버리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호의를 가진 사람만 있다면 위대한 인물이 돋보일 리가 없다. 적이
있었기에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었던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간사한 사람의 말은 증오하는 사람의 말보다 위험한 것이다. 간사한 말에
의해 감추어져 있던 결점이 증오의 말로 인해 파헤쳐짐으로써 그 결점이
바로잡혀진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악의에 가득 찬 다른 사람의 눈길을 자신의
거울(본보기)로 삼는다. 호의의 눈길보다도 악의에 찬 눈길에서 진실한 모습이
나타나고, 바로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의 약점을 없애고 결점을 고칠 수가 있다.

악의를 품고 있는 적과 함께 있으면 사람은 무슨 일에 대해서나 매우 조심하게
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