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

어리석은 사람과는 관계를 가지지 말자

별관신사 2014. 8. 10. 05:38

무례한 사람, 완고한 사람, 허영이 많은 사람, 허세부리는 사람 등 모든
어리석은 사람에 대해서 경계를 하자. 세상에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판을 치고
있지만 그러한 무리들과 관계 가지는 일을 피하는 이가 바로 분별 있는
사람이다.

'사려 분빌이라는 거울에 자기 자신을 비추어 보고 날마다 굳은 결의를
새롭게 하고, 어리석은 사람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피하도록 노력하자. 항상
앞일을 예측해 보고 사소한 사건에 말려들어 애써 쌓은 명성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려 분별로 무장을 하고 있으면 어리석은 사람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가 있다.
인간 관계라는 넓은 바다에는 수많은 날카로운 앙초들이 밑에서부터 돌출해

있어, 명성이 언제 그 암초에 걸리게 될지 보장할 수 없다. 그러한 바다를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해서는 오디세우스(트로이 전쟁에서 기지로써 승리한
그리스 신화의 영웅)의 지혜를 익혀서 끊임없이 진로를 바꿔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교묘하게 위험을 회피해 나간다. 특히 상대방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궁지를 벗어 나는 지름길이 된다.
자기를 북돋아 주고 돋보이게 해 주는 사람하고만 사귀어라.

자신을 약한 존재로 만드는 사람과는 사귀지 말라. 상대방이 자기보다
뛰어나면 이쪽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변변치 않은 무리와 사귀면 똑같이 변변치
않게 되어 버린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사람으로서 참된 성실한 사람이 되면

세상사람들로부터 점점 더 존경받게 된다. 그러나 주역을 맡은 사람이 가까이에
있으면 자기 자신은 두 번째로서 만족해야 하고, 아무리 존경을 받게 되었어도
그 사람의 그늘에 가리게 되는 것이다.

밤하늘에서는 달과 주위의 별들이 반짝이는 빛을 서로 겨룬다. 그러나 단 한
번이라도 태양이 머리를 들고 빛을 비추기만 하면 달은 어슴프레한 모습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

자신의 빛을 잃게 하는 그런 사람 곁에는 가까이 가지 않아야 좋다. 자신을
돋보이게 해 주는 사람하고만 사귀는 것이 좋다. 마르티알리스(로마의 시인)의
시에 등장하는 '파뷰라'는 현명하게도 못생기고 세련되지 않은 아가씨만을

골라서 몸종으로 삼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한층 눈에
띄게 하였던 것이다.
골칫거리인 사람을 곁에 가까이 있게 해서는 안 되며, 자신의 명성을

희생해서까지 남을 돋보이게 하는 사람을 사서라도 데리고 있을 필요가 있다.
아직 미숙해서 앞으로 성장해 가려고 할때에는 훌륭한 사람과 사귀는 것이
좋다. 세상의 인정을 일단 받게 되면 그 때는 평범한 사람과 사귀는 것이 좋다.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의 일에 말려들어 골탕을 먹지 말라.
착한 일은 이 세상에서 찾아 보기 어렵게 되었고, 은혜를 입고도 거기에
보답하려는 사람은 찾아보기 드물고, 깍듯이 예의를 차리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졌다. 요즘 세상은 품위를 지키며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가장 손해를 보는
시대이고, 이러한 풍조는 전세계에 널리 번져 있다. 국민 누구나가 모두 다른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려고 기를 쓰는 나라도 있다고 한다.

어느 사람에 대해서는 반역하지 않을까 염려스럽고, 다른 사람에게는 배반을
또 어떤 사람에게는 기만을 당하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들의 악랄한 행동에 유의하라. 내 몸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자기

자신만은 나쁜 짓에 물들지 않더라도 남들의 파멸적인 행동에 말려들어 골탕을
먹고 몸을 망치는 일도 있는 법이다.
고결한 사람은 언제 어떤 경우든 자기 븐래의 모습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세상의 악랄한 행동이 그에게는 경고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