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살기좋은 연못에 살면서도 개구리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했는데, 그것은 아버지로
느낄 만한 존재가 없기 때문이었다. 개구리들은 대표단을 제우스 신에게 보내 자기들이 왕을
얻을 수 있게 해달라고 탄원했다.
개구리들을 밉지 않게 생각한 제우스 신은 커다란 통나무 하나를 연못에 떨어뜨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저 통나무가 이제부터 너희들의 통치자이다. 저 통나무를 존경하라. 그러면 너희는
평화를 얻게 될 것이니라. 처음에는 개구리들도 굉장히 기뻤다. 그 통나무가 햇빛을 쪼일 수
있는 훌륭한 장소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많은 애벌레들과 딱정벌레들, 그리고
지렁이들이 통나무 주변에 몰려들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개구리들의 먹이까지 풍성하게
늘어났다.
그러나 그 통나무가 전혀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한마디 하지 않으니까 젊은 개구리들은 슬슬
통나무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개구리들은 자기네들이 죄를 저질렀는데도 벌을 받지 않고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 때문에 통나무가 오히려 짜증스럽게 느껴졌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시 한 번 대표단을 구성해서 제우스 신에게 보내 자기들의 불만을
털어놓았다. 자기의 조치에 대한 개구리들의 불평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제우스 신은 이들에
대한 응징으로 커다란 물뱀 한 마리를 연못으로 보냈다.
먹성이 엄청나게 좋은 그 물뱀은 닥치는 대로 개구리를 잡아 삼시 세끼를 완전히 개구리
식사로만 때우며 살았다. 그리하여 개구리들은 얼마 안 있어서 물뱀한테 깡그리 소탕되었지만,모두들 행복하게 잘 죽었더란다.
교훈:개구리가 인간보다 똑똑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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