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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사람 진단법.

별관신사 2014. 5. 1. 12:33

전나무와 가시나무가 말싸움을 벌였다. 전나무가 뽐내며 말하기를

나는 키도 크고 아름답다 궁궐지붕에도 쓰인다.  가시나무가 대답

하기를  당신의 목을 자르는 도끼며 톱 생각을 한다면 당신도 내

 

신세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새 정부의 새장관에 임명된지

며칠도 안되어 여러장관들이 줄줄이 사표를 냈다. 그들은 새삼

장관자리가 원망스러울 것이다. 그들 가운데는 억울한 사람도 있다.

 

법을 어긴것도 아니다. 장관이면 유죄가 되고 민간인이면 무죄가

되는 것도 아니다. 딸의 편법입학과 아버지의 장관자격과는 전혀

무관하기도 하다. 탈은 깨끗한 정치를 펴 나가겠다는 정부의 대의

 

명분에 있다. 옛날 아테네에서 권력자들의 부정부패를 어느 상원

의원이 규탄하는 연설을 하려했다. 그러나 정치 정화를 주장하는

쪽 지도자 테미스토클레스가 다른 사람에게 연설하도록 일렀다.

 

그 상원의원 역시 부패소문이 나돌던 정치가였기 때문이다.

깨끗한 정치를 한다고 해야 사람들이 따르게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깨끗한 사람 정직한 사람을 찿는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미국의 코미디언 그라우초막스가  이런 농을 한적이 있다.

그 사람이 정직하냐 아니냐를 알아내려면 그에게 직접 물어보면

된다. 만약 그가 자기는 정직하다고 말한다면 그는 틀림없이

 

뻔뻔스런 친구다 틀히 우리는 모두가 단단히 도덕적 불감증에

걸려있는 것이다. 잘못된것은 바로잡고 못된것은 도려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일이라도 도가 지나치게 되면 큰 악을 낳게

 

된다. 우리가 뭣 보다도 경계할 것은 마녀사냥에 도취되는 일이다.

 

 

                                1993년 조선일보 칼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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