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르의 키탄잘리

타고르의 키탄잘리(신에게 바치는노래

별관신사 2013. 5. 3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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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인이었던 죽음이 나의 문 앞에 서 있습니다. 죽음은 당신
의 기별을 나에게 알리기 위하여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바다를 건너
왔습니다.

밤은 어둡고, 나의 마음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등
불을 들고 문을 열어서, 친절하게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나의 문 앞에 서 있는 죽음은, 당신의 사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두 손을 모으고 눈물을 흘리면서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나는 죽음의 발 아래 내 마음의 보물을 모두 펼쳐 놓았습니다.
의무를 모두 수행한 죽음은, 아침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면서 돌

아갑니다. 쓸쓸한 집에는 버림을 받은 나의 자아만이 외롭게 남아
있습니다. 나의 자아는 당신에게 바치는 마지막 예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