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의 名詩.

해저물때의 티티새. 하아디

별관신사 2013. 12. 15. 21:54

나는 어느 잡목 숲 문에 기대어 있었다
서리가 유령처럼 하얗게 내리고
희미해 지는 낯의 눈이
겨울의 눈꼽으로 흐려지는 무렵
엉킨 담쟁이 덩굴이
깨어진 거문고 줄처럼 하늘을 새기고
가까이 어릿 거리던 사람 모두들
집안의 화롯가를 찿아가 버렸다

빳빳이 굳은 대지의 형상은
쓰러진 세기의 시체
구름 덮힌 하늘은 그 묘혈
바람은 그 만가이고
배태와 출생의 오랜 맥박은
말라 굳어 버리고
지상의 생령들은 모두
나처럼 열정이 식어 보였다

갑자기 머리 위 황량한 가지에서
외마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것은 심혼을 기울여 불러대는
한없는 기쁨의 저녁기도
한마리 약하고 야윈 작은 티티새가
찬바람에 깃을 흐트리고
짙어가는 어둠속에
이처럼 심혼을 쏟아 내었다.

멀리 혹은 가까이
지상의 모든 물건에는
이러한 법열의 가락을
노래 할 만한 것이 별로 보이지 않기에
나는 그 행복한 밤 인사의 가락에
어떤 복된 희망
그만이 알고 나는 모르는 희망이
메아리 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世界의 名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 바라틴스키.  (0) 2013.12.17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 푸시킨  (0) 2013.12.17
암산양. 사바.  (0) 2013.12.14
병든장미. 브레이크  (0) 2013.12.14
작은 새. 푸시킨.  (0) 2013.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