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이 뚜렷한 사람의 뒤를 밟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의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 누군가가 그 후임이 되리라는 것쯤은 생각해
두어야 한다.
전임자와 똑같은 일을 해내는 것만 해도 그 사람보다 두 배의 능력이
필요하다. 훌륭한 업적을 올리고 자리를 물러나는 것은 남들의 호의를 집증시킬
수 있는 묘한 방법이 되지만, 후계자는 아무래도 그 빛이 엷어진다. 전임자의
공적에 못지않는 일을 하려고 생각한다면 훨씬 더 분발하여야 한다. 전임자가
실수한 자리를 메우려고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어렵다. 역시 '구관(舊官)이 명관(明官)'이라고 흔히 생각해 버리기 때문이다.
전임자에 맞서 견줄 만한 능력을 갖추었어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먼저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 쪽이 그만큼 유리한 것이다. 전임자의 명성을
능가하는 신망을 모으려면 남달리 뛰어난 재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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