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가볍게 보아도 좋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무서운>일이다.
그것은 개인이나 국민에게 있어서 축복의 근원도 되거니와 또는 아주
꼼짝도 못할만큼 육중하게 그들위에 언제까지나 덮쳐있는 듯이 보이는
저주의 근원도 된다. 이 사실은 개인에 있어서나 전체로서도 참으로 흔히
지적할 수가 있다.
결혼날은 생애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날이며, 다만 여성에게 있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결혼식 당일의 갖가지 즐거운 행사도 어느정도는
결혼이라는 너무도 엄숙한 의식을 당사자나 가족에게 다소라도 은폐하려고
하는 은근한 뜻을 가졌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