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 힐티)

12월 1일

별관신사 2014. 12. 25. 17:23

노년기가 시작될 무렵의 어느날, 일단 과거를 청산해야만 한다. 노여움도
없고 뉘우침도 없이 과거의 기록을 덮어버리고, 이제는 그것을 펼쳐서는
안 된다. 지나간 여러 가지 좋은것에 대해 감사하라. 특히 모든 것이 좋은

결말에 도달한 것을 감사하라. 마지막으로, 실로 많은 것이 이제 일어날
필요가 없이 영원히 마무리지어져 버린 것에 대해 감사하라.
그리고나서는 지금까지의 생활과는 전혀다른 영원한 삶을 향해 전진하라.

그런 삶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은 요한복음 17:3(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라.)과 6:40(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이것이니, 마지막 날에 내가 이를
다시 살리리라.)에 기록되어 있다. 앞길의 전망은 지금부터 앞으로 무한한
것이다.

위로 향한 우리의 순례길에
보다 크고 깊은 가르침을 배우며
조용하고 축복된 일에서
결코 지치지도 쉬지도 않으며
언제나 새로운 힘을 가지고
성스런 것과 참된 것에 봉사하자.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대성당장 스탠리)

그리고 위의것에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데는
단지 <죄의 사함>만이 아니라, 그보다도 죄를 스스로 잊는 것이 중요하다.
로마서 4:7이나 시편 32:1도 역시 용서와 은폐라는 것으로 이 구별을 짓고

있는 듯하다. 이 두가지는 같은 단계가 아니며, 시간적으로도 멀리 떨어져서
일어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신의 용서는 인간의 마음으로부터 나쁜 추억이
모조리 지워져 버렸을 때에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개 악으로의

역전은 바로 이 고통스러운 추억에 의하여 방지되어야 할 것이나, 이렇게
되면 이미 역전될 염려는 아주 없어지기 때문이다.
레테의 냇물을 마시면 모든 죄의 추억과 동시에 인생의 여러 가지 추한 것,

답답한 것에 대한 추억도 사라지고, 그리하여 신의 그지없는 은총이라는
정복감 만이 남게 되는데, 이 레테의 냇물은 단테의 <신곡>에서는 피안, 즉
천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차안의 연옥에 있다. 그러나 이미 이 지상에서의

과거의 온갖 괴로운 추억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것은, 그에 앞서 자신의
모든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진정으로 회개한 자뿐이라는 것이다.
단테 (신곡) 연옥편 제 28곡 127행 128행

레테강(망각의 강)

<용서>란, 자비에 충만한 말,
그러나 <최후의> 말은 아니다.
우리는 은총의 나라로 옮겨졌을 때,
우리의 죄가 들추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
옛 추억을 남겨 두고 싶지 않다.
밝은 햇빛 속에서
이제 새로운 삶이 시작되어야 한다.

일찍이 내게 가해졌던
남들의 행위도 기억해 두고 싶지 않다.
그렇지 않으면, 입으로는 용서한다 해도
마음속으로는 원망하리라.

우리가 바라는 천국이란
지상의 추억이 미치지 못하는 곳.
어두운 그림자가 조금도 남지 않도록
빛의 흐름에 몸을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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