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돈을 벌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오늘날에는 특히 공업이나
상업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곧 갖지 않을 수 없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저 돈을 모아서,
필경은 오랫동안 기다리다 지친 상속인에게 모든 것을 양도한다면 이보다
더 초라하고 또 교양인답지 않은 짓은 없다. 또 육체에도 정신에도 이롭지
않은 사치한 생활을 하기 위해 돈을 낭비하는 것도 이보다 나을게 없다.
이것은 벼락부자들의 대개가 충분히 알고 있는 일이지만, 그런데도 살아 있는
한 돈에서 떨어지기가 어렵다. 마찬가지로, 그 돈으로 뭔가 합리적인 일이나
자선사업을 스스로 시작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그 재산을 거기에 적합한 사람의 손(그런 사람은 언제든지, 또
어느 사회에도 있다.)에 내맡길 수 있다면, 인간의 비참도 대부분 구제될
것이다.
누가복음16:9-16에 언급되어 있는 부자도 그런 인간이었다. 그는 결코
악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돈을 뜻있게 쓸줄 몰랐을 뿐이다. 오늘날에도
부자는 왕왕 그러하지만, 더욱이 성직자들은 대개 그들에게 그것을 말할
용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