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의 사귐, 아니 더 나아가 신의 모든 피조물과의 사귐에 있어서의
유일한 바른 원칙은, 그 무엇도 쓸데없이 괴롭히지 말고 모든 것을 동정하며
모든 사람에게 평안과 삶의 기쁨을 줄 것, 더욱이 누구나 자기 임무를 다하고
단지 향락을 위해서 살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 원칙에서 자유라는
자연권에 대치된 교육과 훈련의 권리와, 미개 또는 반미개지역을 정복하는
권리와, 또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행사되는 한에 있어서의 귀족계급의 권리나
인간을 통치하는 상대적인 권리등이 생기게 된다. 그 이외의 지배는 모두가
전제정치로서, 지배자나 피지배자나 다같이 부패시킨다.
좀더 강력한, 그러나 좋은 정치와 참다운 귀족계급- 다만 귀족이라는
이름뿐이 아니라 대체로 고상하고 위대한 일에 실행력을 가지고 솔선하며
또 귀감을 보여 준다는 본분을 지키는 계급 - 그런 것이 생긴다면 여러 문명
국민도 이에 대하여 틀림없이 지금까지보다도 더 호의를 가질 것이다.
(현재에도 이미 그렇지만, 장래에는 반드시 더 호의를 보여 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 여러 국민은 더욱이 신을 버린 이후로 이른바
<통치의 결여>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니이체의 과장된 말도 현재 있는
그런 기분의 하나를 나타낸데 불과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누구도 현대의 국민을 움직여서 악한 정치나 생각이 얕은
향락을 좋아하는 귀족을, 그 합법성이나 종교적 근거에 입각해서 크게
존중시키기는 이미 힘들다. 그런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