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시 일곱. 대우양관. 적적히 봄날은 저물어 가고 소슬히 홀로 사립문 닫네 돌마무와 대나무는 하늘로 뻗어 아득하고 길은 다북쑥에 깊이 묻혀 버렸네 배낭은 오랫동안 벽에 걸려 있고 향로엔 다시 향 연기가 오르지 않네 비고 맑은 이 물외의 풍경이여 밤토록 두견이는 저리 울고 있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2
잡시 다섯. 대우양관. 식은 화로 아무리 헤쳐봐도 불기운은 없고 외로운 등잔불은 다시 밝아 질 줄 모르네 적막한 채 이 밤이 지나 가노니 먼 개울소리 벽을 뚫고 들어 오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1
잡시 셋. 대우양관 마을에 가 밥 빌려 다닌 뒤에 흡족한 기분으로 베낭베로 돌아 오네 돌아와 어느 곳에 쉬려는가 내 집은 저 흰구름의 끝에 있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1
잡시 둘. 대우양관. 이끼 덮힌 오솔길 꼬은 안개처럼 자욱하고 깊은 산 새소리 베짜는 듯 섬세하네 봄날 가나긴 하루 해가 창에 비치니 한가닥 향 연기는 실오라기 처럼 곧게 오르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1
잡시하나 . 대우양관. 연밥따는 아가씨들 그 맑은 노래소리 화장한 그 모습이 물에 비쳐 환하네 그때 문득 산더미 같은 큰 물결 일어 뱃머리 돌려 다투어 포구로 돌아오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1
송이파초의 선시 9절. 송이파초. 엣 연못이여 개구리 뛰어든다 물소리. 정적이여 바위 스며든다 매미소리. 종소리 사라져 꽃 향기는 울려오는 저녁인가 호로호로 죽도화는 지는가 폭포소리. 거친 바다여 사토에 가로 놓인 하늘의 은하. 봄이 됐는가 이름도 없는 산의 엷은 안개. 여로에 지쳐 주막에 들 무렵 아 등나무 꽃 .. 禪詩. 2013.07.01
완벽. 백은혜학. 가을바람 가을 구름 희롱하고 가을 빛은 가을물에 담겼네 기운이 맑으니 시절이 맑고 도가 크니 정 또한 깊네 사물과 사물 위에 드러났으며 물건마다 물건마다 모두 이루어 졌네. 백은혜학. 禪詩. 201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