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읆음 하나. 대우양관. 예순살 갓 넘어 병든 나그네 인가를 멀리하여 외딴 곳에 살고있네 바위를 뚫으려는가 깊은 밤비여 옛 창문엔 호롤불만 깜박이고 있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8
풀싸움. 대우양관. 아이들과 한 판 풀싸움을 벌이나니 지고 이기고 이기고 지고 그냐 말로 신이나네 해는 기울고 아이들도 다 돌아간 다음 가을 하늘엔 둥근달만 휘영청 밝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7
공놀이. 대우양관. 소매속의 공은 그 값어치가 천금이니 공놀이로 감히 나와 맞설 사람 아무도 없네 만일 이 의니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1234567 이라고 답해주리. 대우양관. 禪詩. 2013.07.07
당당하고 어리석게. 대우양관. 바지는 짧고 저고리는 긴 채로 당당하고 어리석은 듯 다만 이렇게 살아가네 길거리의 아이들이 나를 보면 손뼉치며 공놀이 노래를 다투어 부르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7
걸식. 대우양관. 오늘은 걸식하다가 소나기를 만나 잠시 옛 사당에서 비를 피하고 있네 오직 배낭하나에 밥그릇 하나여 내 삶은 이처럼 가진것이 전혀 없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7
병상에서 일어나. 대우양관. 한 베갯머리 적막한 채 이 몸을 보내나니 꿈과 혼은 몇번이나 산천따라 노닐었나 오늘 아침 강물위에서 지팡이에 기대어 서 있나니 복사꽃 꽃잎들이 물따라 가고 있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7
그분. 대우양관. 굳이 서방정토를 마다하시고 험한 이 속세에 그 몸을 나투셨네 나무에게는 나무 대나무에게는 대나무가 되면서 영원한 이 생명의 바다에 그 자신을 던지셨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7
추운 밤. 대우양관. 풀집은 깊이 닫혔고 개울 동쪽엔 대밭있는데 천봉만학에는 사람의 자취 끊겼네 머언 밤 난로 속에 나무 등걸 태우며 눈보라 창을 치는 소리 아득히 듣네 대우양관. 禪詩. 2013.07.07
파초잎에 듣는 밤비소리. 대우양관. 늙어 가면서 꿈은 놀라 자주 깨이나니 등잔불 깜박 깜박 한밤을 지나가네 배갯머리 매만지며 저 파초잎에 듣는 빗소리를 듣나니 이때의 심정을 뉘와 더불어서 말하리. 대우양관. 禪詩. 2013.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