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님에게. 성훈. 밭 갈고 우물 파서 자연 속에 살며 만사에 무심한 백발 늙은 이 몇마디 산새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지팡이 짚고 천천히 꽃들을 돌아보네 우리 옛시. 2014.12.14
상국 박사암 만사(挽詞) 성훈, 세상 밖 구름산은 깊고 깊어서 시내사가 초가집도 찿기 어렵소 두견이 우는 산중 삼경의 달이 한 조각 임의 마음 비추었으리. 우리 옛시. 2014.12.12
화석정. 이이. 숲속 정자에 가을이 깊어 시인의 정취는 한이 없구나 강물은 멀리 푸른 하늘에 닿았고 서리 맞은 단풍잎 햋빛에 붉네 산에는 둥근달이 솟아 오르고 강에는 불어오는 만리의 바람 변방 기러기는 어디로 가나 저무는 구름속에 울음 끊이네. 우리 옛시. 2014.12.10
산길을 가며. 송익필. 가면 쉬는 걸 잊고 쉬면 가는 걸 잊어 솔 그늘에 말을 매고 물소리를 듣노라 뒤에 오던 몇 사람이나 나를 앞서 갔는지 누구나 가게 될 걸 다투어 무엇하나 우리 옛시. 2014.12.07
저문뒤에 배를 타고. 송익필. 꽃에 흘러서 돌아가는 배가 늧고 달을 기다리느라 여울 내려가기 더디네 술에 취해서도 낚시를 드리우니 배는 옮기는데 꿈은 옮기지 않네. 우리 옛시. 2014.12.04
백마강. 고경명. 병 나아 사람따라 멀리 찿아와 그리던 곳 봄바람에 배를 띄웠네 울울한 산천에는 백제의 한 서려 있고 쓸쓸한 성곽에는 반월이 걸렸구나 그날의 낙화암엔 절벽만 남았는데 지금의 강루에는 제비들이 날아 드네 왕가의 일일랑 말하지 마오 예와 지금 슬퍼하다 휜머리 되기 쉽소. 우리 옛시. 2014.12.03